등록 : 2019.07.18 16:39
수정 : 2019.07.18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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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프랑스 샹티이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 연석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샹티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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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재단과 손잡고 3천억 기금 조성
모바일 인프라 확대, 기술 호환성 개선…
여성의 경제독립과 모바일 이용 지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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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프랑스 샹티이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 연석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샹티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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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상위 부유국들이 아프리카 빈국 여성들의 ‘디지털 소외’를 해소하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주요 7개국(G7, 독일·미국·영국·이탈리아·일본·캐나다·프랑스)은 17~18일 프랑스에서 열린 재무장관 회의에서,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프리카 낙후 지역의 여성 4억명도 디지털 혁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와 부인 멀린다가 공동설립한 게이츠 재단이 제출한 실태 보고 및 사업 계획서를 인준하고 국가 차원에서 필요한 인프라와 법규 지원의 제공을 약속한 것이다.
아프리카 여성들은 문화적 요인 및 시장에서의 진입장벽으로 모바일 금융과 전자 상거래에서 배제당해왔다. “과거의 불평등이 미래에도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한 이 사업에는 2억5500만달러(약 3000억원)의 기금이 종잣돈으로 투입된다. 금융장벽 제거에는 모바일폰 개통지역 확대, 디지털 기술의 호환성 확보, 본인인증 보안, 성차별적 법규의 정비 등이 포함된다. 게이츠 재단의 멀린다 게이츠는 <가디언>에 “모바일폰 사업자들이 낮은 곳에 달린 열매만 따 먹고 빈곤층과 여성들은 돕지 않으려 한다”며 “아프리카 여성들은 아직도 고리대금업 시대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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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국가의 한 여성이 모바일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상관 없음.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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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상당수 빈곤국들은 통신·금융산업의 역사가 짧고 인프라가 취약하다. 게이츠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은행 계좌 보유자는 43%에 그쳤다. 반면 모바일 금융 이용자는 21%로 전년보다 갑절 늘었다. 하지만 여성들은 남성보다 모바일폰 보유자가 13% 적고, 모바일 인터넷 활용 역시 41%나 적다. 모바일 기술 환경도 초기 수준에 머물러서, 이동통신사가 다르면 송금 등 모바일 금융이 불가능하다. 여성의 경제적 독립에 대한 문화적·종교적 거부감도 여전하다. 카메룬·차드·가봉·니제르 같은 나라에선 지금도 여성이 본인 명의의 은행계좌를 만들 수 없다. 구시대적 성차별과 첨단 디지털 기술이 공존하는 셈이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여성에 대한 금융계좌 제공은 최빈국들이 더 빠른 경제성장을 할 수 있는 열쇠”라며 “이번 주요 7개국 재무장관 회의의 주제는 ‘불평등 해결’이다. 아프리카 여성의 모바일 금융 지원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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