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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15 16:15 수정 : 2019.05.15 22:22

미국이 이란의 공격 임박설을 이유로 중동으로 파견한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8일 해상 보급을 받고 있다. AFP 연합뉴스

IS 격퇴전 연합군 부사령관 “이라크·시리아서 위협 증가 없어”
“우리는 현장에 있기 때문에 시아파민병대 등 폭넓게 감시”
미국 국방부 출입기자들 비디오 브리핑에서 ‘작심’ 발언

미 “정보와 배치되는 말” 반박…경계수위 올리고 공관원 철수령
동맹국 이례적 이견 노출…미국의 군사행동 가능성 견제인듯
NYT “가장 공격적 행동은 테헤란이 아니라 워싱턴이 한다”

미국이 이란의 공격 임박설을 이유로 중동으로 파견한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8일 해상 보급을 받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의 위협을 이유로 유사시 중동 배치 병력을 12만명으로 늘릴 계획을 짰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라크에서 작전을 지휘하는 영국군 장성은 이란의 위협은 증가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동맹국 장성의 ‘작심 발언’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벌이는 미군 주도 연합군 부사령관 크리스토퍼 기카 소장이 14일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세력에 의한 위협 증가는 없다”고 말했다고 15일 보도했다. 기카 소장은 바그다드에서 미국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한 비디오 브리핑에서 “우리는 세력 상황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우리는 현장에 있기 때문에 (이란과 연계된) 시아파 민병대 등 모든 세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위협이 증대되면 방어 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기카 영국군 소장.
이런 발언은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가 있다며 중동으로 항공모함과 폭격기들을 보낸 미국의 설명과 행동을 반박한 셈이다. 앞서 <뉴욕 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회의에서 미군 지도부가 이란이 심각하게 도발할 경우 중동 배치 병력을 12만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계획은 마련되지 않았다며 이를 가짜 뉴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면 그보다 훨씬 많은 병력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군사령부는 기카 소장의 발언이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경계 수준을 올리며 재반박에 나섰다. 중부군사령부는 “기카 부사령관의 언급은 이란이 지원하는 세력의 위협에 관해 미국이 입수한 믿을 만한 정보와 배치된다”며, 이슬람국가 격퇴 연합군을 비롯해 모든 중부군 병력의 경계 수준을 올렸다고 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에 관한 임박한 위협”도 다시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는 “반미 민병대의 공격 위험”을 이유로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관·영사관 직원들 중 비핵심 인력을 철수시킨다고 15일 발표했다.

‘동맹 중의 동맹’으로 연합 작전을 하는 미국과 영국이 이처럼 상반된 입장을 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보 교환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기카 소장의 발언은 미국의 군사행동을 저지하려는 영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공개적 언론플레이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영국은 미국이 이란 핵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것에 동의하지 않으며, 미·이란 양쪽에 긴장을 끌어올리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 정보 관리들과 미군 쪽에서는 지난 수년간 가장 공격적인 행동들은 테헤란이 아니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해 이란을 구석으로 몰고가는 워싱턴에서 유발되고 있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페르시아만 주변에서는 12일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을 포함한 상선 4척이 의문의 공격을 받아 긴장이 높아진 상태다. 14일에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 석유 시설 2곳을 드론으로 공격했다. 미국은 유조선 공격을 놓고 이란에 눈을 흘기지만, 이란은 자국을 음해하려는 역공작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이르나> 통신은 자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대로 저농축 우라늄(300㎏)과 중수(130톤) 보관 한도에 관한 핵협정 조항 불이행 조처에 15일 공식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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