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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5.09 17:00 수정 : 2018.05.09 21: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이란 핵협정 탈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북핵 협상과 중동 정세에 미칠 파장에 촉각이 곤두선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8일 대이란 경제제재 살리는 대통령 명령에 서명
“이란 탄도미사일 계획 등을 제거하는 새로운 협정 맺을 것”
프랑스·독일·이탈리아 “유감”, 중국·러시아 “깊은 실망감”
오바마 전임 대통령 “미국에겐 패배와 같은 선택지만 남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이란 핵협정 탈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북핵 협상과 중동 정세에 미칠 파장에 촉각이 곤두선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의 강국 이란의 핵개발을 봉인해온 핵협정을 파기하고 엄격한 경제 제재를 되살렸다. 주요국들은 이번 결정이 살얼음판 같은 중동 정세에 끼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실망과 우려의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이란과 맺은 협정은 본질적으로 결함투성이다.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세계 제일의 테러 지원국(이란)이 단시간 안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무기(핵무기)를 목전에 두게 될 것이다. 오늘 미국이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한다는 사실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정권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되살리는 대통령 명령에 서명한다. 우리는 최고도의 제재를 도입할 것이다. 이란의 핵 개발을 돕는 나라들도 강한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수권법 등에 따른 제재를 부활하는 대통령 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 조처가 90~180일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란 핵협정은 2015년 7월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에 독일을 더한 6개국이 체결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뜻한다.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과 무기급 플루토늄을 15년간 생산하지 않고, 농축 우라늄과 원심분리기 수를 크게 제한하기로 했다. 대신 미국 등은 경제 제재를 풀었다. 그러나 지난해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10~15년의 ‘일몰 기간’ 이후 핵개발을 막을 수 없다는 이유로 협정 파기 의사를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대안은 미국이 원하는 내용이 담긴 새 합의다. 그는 “우리는 협정을 떠나지만 이란의 핵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참되고 포괄적이며 지속성 있는 해법을 찾을 것이다. 탄도미사일, 전 세계에 대한 테러 활동, 중동에서의 위협적 행동을 제거하는 노력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 지도자들은 새 협정을 위한 협의를 거부할 것이다. 상관없다. 그들은 (결국) 새롭고 지속성 있는 협정을 원하게 될 것”이라며 압박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란은 경악했고, 다른 주요국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란은 미국이 없더라도 핵협정에 남을 것이다. 국제적 합의를 준수하는 것이 어느 나라인지 분명해졌다. 미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고 비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독일·이탈리아는 미국의 선택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중국과 러시아도 “깊은 실망감”을 밝혔다. 반면 이란의 숙적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에 감사한다”고 했다.

이 협상을 이끌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긴급 성명을 냈다. 그는 “이란 핵 합의는 기능하고 있다. 유럽의 동맹국, 독립적 전문가, 현직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이에 동의한다. 핵 합의가 사라지면 미국 앞에는 핵을 가진 이란 혹은 중동의 새로운 전쟁이라는 패배와 다름없는 선택지만 남을 것”이라고 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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