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24 22:10
수정 : 2018.04.24 22:57
핵합의 깨려는 트럼프 대통령에
이란 초강수 ‘벼랑 끝’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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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3일 ‘이란 핵 합의’를 뒤흔들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준엄하고 가혹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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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합의’에 극도의 불신을 밝혀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도 고려하겠다”며 초강수를 뒀다.
알리 샴하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각) 국영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핵합의를 파기하면 놀랄 만한 대응을 하겠다.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도 우리가 고려하는 하나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는 1·2차 북핵 위기를 일으킨 북한이 자주 써온 ‘벼랑 끝 외교’의 상징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이날 “미국이 핵합의에서 철수한다면 준엄하고 가혹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핵 합의는 2002년 우라늄 농축 의혹이 발각된 이란이 2015년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에 독일을 더한 6개국과 합의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을 뜻한다. 이 합의에 따라 이란은 핵무기로 전용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과 핵무기급 플루토늄을 15년 동안 생산하지 않고 농축 우라늄과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원심분리기 수를 큰 폭으로 줄이기도 했다. 그 대가로 6개국은 2016년 1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나 이란산 원유 수입 제한 등을 해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이 합의에 끔찍한 결함이 있다”며 합의가 수정되지 않으면 합의에서 이탈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정해진 대이란 제재 유예기간은 5월12일이기 때문에 미국은 이 기한 내에 합의를 수정하거나 이탈할지를 판단하게 된다.
이란 핵 합의가 깨지면 가까스로 봉합된 이란 핵위기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드는 것은 물론 안 그래도 ‘시리아 내전’으로 시끄러운 중동 정세가 다시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이러한 파국을 막기 위해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내게 플랜 비(B)는 없다”며 이란 핵 합의에 부정적인 입장인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설득했다. 또 27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을 협공하는 ‘대서양 담판’을 벌인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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