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08 22:19
수정 : 2018.04.09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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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왼쪽)이 8일 파리 르부르제공항에서 국빈 방문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환영 인사를 건네고 있다. 르부르제/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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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간 미국 방문 이어 프랑스·스페인으로 광폭 외교 행보 이어가
전날 마크롱 대통령과 루브르박물관서 만찬…총리·국방장관과도 회견
고고학유적지 알 울라 개발 협력안 체결 예정, 에너지·농업·관광도 논의
<텔레그래프>, 2015년 매입한 3600억원짜리 저택 방문 여부에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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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왼쪽)이 8일 파리 르부르제공항에서 국빈 방문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환영 인사를 건네고 있다. 르부르제/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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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간 미국 전역을 샅샅이 돌아본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32) 왕세자가 이번엔 유럽으로 외교 무대를 옮겨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9일 빈살만 왕세자가 프랑스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오후 미국을 떠나 전용기를 타고 파리 르부르제공항에 도착한 그는 루브르박물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만찬을 했다. <아에프페>는 “보수적 산유국에 개혁을 추진하려는 목표에 따라, 국가 이미지 재정립을 목표로 한 순방”이라고 분석했다. 10일 이어질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예멘 내전, 시리아 문제, 이란 핵협정 등을 두고 의견을 교환한다. 고고학적 가치가 높은 알울라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방문 목적 중 하나다. 알울라에는 200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마다인 살리 등 기원전 1세기의 무덤과 기념물 등 나바테아 문명 유적이 보존돼 있으며, 이미 프랑스 고고학자들을 중심으로 15년 이상 발굴 중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같은 날 사우디-프랑스 최고경영자 포럼에도 참석한다. 포럼에선 에너지·농업·관광·문화 등에 대한 18개의 양해각서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장관과도 만난다.
이번 방문은 프랑스가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에게 무기를 판매한 것을 두고 마크롱 대통령이 의회와 인권단체의 압박을 받는 가운데 성사됐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과 휴먼라이츠워치 등 인권단체 10곳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빈살만 왕세자와의 회담에서 예멘 사태를 중심에 올려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는 지난달 프랑스 시민 4명 중 3명이 “사우디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빈살만 왕세자가 2015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저택에 들르는지도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파리 서쪽 루브시엔에 위치한 저택은 침실 10곳과 대형 응접실, 도서관, 3000병까지 넣을 수 있는 와인 저장고, 인공 연못이 바닥에 깔린 명상실이 마련돼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매매 가격은 2억7500만유로(약 3600억원)이었다.
프랑스에 이어 스페인 마드리드로 이동하는 빈살만 왕세자는 오는 12일 국왕 펠리페 6세와 만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책봉된 빈살만 왕세자는 미국 순방 직전인 지난달 초 영국과 이집트를 시작으로 해외 순방길에 올랐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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