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08 14:42
수정 : 2018.04.0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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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 공격을 받고 쓰러져 있는 어린이의 모습. 시리아민방위대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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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 여성·어린이 피해자 다수라고 보도
시리아민방위대 트위터로 처참한 현지 모습 영상 공개
시리아 정부는 “화학무기 공격 의혹은 허위”라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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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 공격을 받고 쓰러져 있는 어린이의 모습. 시리아민방위대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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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악의 인도적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마지막 반군 거점 동구타 두마 지역에 7일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 공격을 벌여 최소 70명이 숨졌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피해자 다수가 여성과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가 훨씬 많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리아민방위대 ‘화이트 헬멧’은 트위터에 이번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하면서 “사망자가 극적으로 늘고 있으며, 수백명이 이번 공격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상엔 입과 코 주변에 하얀 거품이 인 어린이들의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정부군 공습과 폭탄 공격을 피해 지하실에 숨어든 일가족이 결국 질식사한 채로 발견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화이트 헬멧’의 라이드 살레 대표는 “두마에 떨어진 가스는 염소가스와 비슷해 보이며 아주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화이트 헬멧’ 구조대원들이 곧바로 투입됐지만 피해자들을 돌볼 만한 의료시설도 모두 문을 닫은 상태여서 다른 지역으로 대피시키는 정도로 피해자를 돕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설명했다.
시리아·미국의학협회장인 아흐마드 타락지는 “사상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진이 몇명 남아있지 않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타락지는 “포격을 피해 지하로 대피한 시민들이 많은데,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하면서 가스가 지하로 내려가 사상자가 더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시리아 정부는 화학무기로 공격을 했다는 의혹은 모두 “허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화학무기로 셀 수 없는 시리아인에게 잔혹한 행위를 저지른 궁극적 책임을 지고 있다”며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를 비난했다.
정부군과 동맹군은 10여일간의 소강상태를 깨고 지난 6일부터 두마 지역에 맹렬한 공습을 시작했다. 관영 <사나> 통신은 정부군의 공격이 무장반군 자이시 알이슬람 쪽의 선제공격에 대응한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자이시 알이슬람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방비 상태의 시민을 몰살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일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주 반군단체 두 곳이 정부군과 협상을 벌여 시민 1만9천명이 이들립 북부 지역으로 피란했다. <알자지라>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여전히 두마 지역에 10만명 이상의 주민이 고립돼 있으며, 최근 공습으로 도시 전체가 심각한 피해를 입어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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