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2.22 11:47
수정 : 2018.02.2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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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보코하람에 납치된 치복 여학생들의 모습. <시엔엔> 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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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몰고 댑키 기숙학교서 총격 가해…실종 학생 수 엇갈려
2014년 여학생 276명 납치된 치복 사건 재연 두려움 확산
보코하람, 지난달엔 납치 여학생 “집에 안 가고 싶다” 영상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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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보코하람에 납치된 치복 여학생들의 모습. <시엔엔> 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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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밤 나이지리아 북부 요베주의 한 여자중학교가 테러 단체의 공격을 받아 학생 최소 50명이 실종됐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탈출한 여학생들이 공격 주체로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을 지목하고 있어, 2014년 4월 보르노주 치복에서 발생한 여학생 납치 사건이 재연된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확인을 꺼려 실종 학생 규모는 엇갈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애초 91명이 끌려갔다고 보도했다가, 이후 76명이 구조됐고 2명이 사망했으며 13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이지만 숫자가 확실하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압둘라히 베고 요베주지사 대변인은 “납치된 학생들 중 일부는 구출돼 군인들과 함께 있다”며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무장 괴한들이 트럭을 타고 요베주 댑키의 여자중학교 기숙사로 들어가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 정원은 926명이다. 학생들은 숲속으로 숨거나 인근 마을로 도망쳤고 일부는 납치된 것으로 보인다. 학교 근처 폐가에 숨어있었다는 아이샤투 압둘라히는 “총격이 벌어지자 모두가 혼란스러워했다. 일부 학생들을 차량에 태우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21일 밤 트위터에 “나는 실종 상태에 있는 여학생들 보호자들의 고통을 함께하고 있다”며 “모든 소녀가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고 있다”고 적었다.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단체로 서양식 교육, 특히 과학을 죄악시하며 이슬람 율법 통치를 주장한다. 2015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충성맹세도 했다. 2009년 보코하람이 활동을 시작한 뒤 나이지리아와 인근 지역에서 최소 2만명이 사망했고 200만명 이상이 피난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치복 사건 때는 여학생 276명이 납치됐으며, 이들 중 60여명은 탈출했고 107명은 협상에 의해 구조됐다. 여전히 100여명이 여전히 억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코하람은 여학생들을 수감중인 조직원들의 맞교환 협상용으로 쓰거나 테러에 동원하고 있다. 조직원들과 강제 결혼도 시키고 있다. 보코하람은 지난달 여학생 10여명이 아기를 안고 “신의 은혜를 입고 있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20분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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