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2.14 15:54
수정 : 2018.02.1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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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3일 텔레비전에 출연해 자신의 부패 의혹에 대한 경찰 의 기소 의견 송치 결과를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예루살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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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경찰, 1년여 조사 끝에 기소 의견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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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3일 텔레비전에 출연해 자신의 부패 의혹에 대한 경찰 의 기소 의견 송치 결과를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예루살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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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부패 의혹을 1년여 동안 수사해온 이스라엘 경찰이 13일 그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하아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들이 보도했다. 12년 동안 이스라엘을 이끌어온 그는 팔레스타인 문제와 이란과의 중동 주도권 경쟁 등에서 강경 정책을 고수하며 중동 정세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은 그가 이번에도 이를 넘길지 주목된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날 “두 가지 사건과 관련해 네탸냐후 총리를 뇌물수수, 사기, 배임 혐의로 기소해야할 충분한 증거가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찰이 조사해온 네타냐후의 부패 의혹은 크게 두가지다. 이스라엘 출신의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인 아논 밀천과 오스트레일리아의 억만장자 제임스 파커를 비롯한 지지자들로부터 100만셰켈(28만3000달러) 이상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사건 ‘1000’으로 불림)이다. 경찰은 네타냐후가 요구해 고가의 시가, 보석, 핑크 샴페인 등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는 밀천을 위해 귀국 이스라엘인에게 10년간 면세 특혜를 주는 입법을 추진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네타냐후 정부의 재무장관이었다가 현재 야당 대표로 변신한 야이르 라피드가 직접 증언을 했다고 이스라엘 언론들이 전했다.
또 하나는 네타냐후 정권에 유리한 기사를 써주기로 2위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의 사주 아논 모제스와 비밀 거래를 하고 경쟁지의 발행 부수를 줄이는 등 타격을 주기로 했다는 의혹(사건 ‘2000’)이다.
최종 기소 여부는 검찰과 법무장관의 결정에 달려 있으며,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몇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는 그동안 여러차례 부패 스캔들로 인한 정치적 위기를 넘겨 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텔레비전에 나와 “지난 몇년 동안 나는 최소 15차례 조사를 받았고, 일부는 오늘밤처럼 천둥 같은 경찰의 권고가 있었지만 모두 무위로 끝났고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며 결백을 주장하고 총리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리 하로우 전 총리 비서실장 등 측근들이 증인으로 나선데다가 그의 일가와 관련한 부패 의혹이 계속 등장하고 있어, 그가 이스라엘 현직 총리 가운데 최초로 기소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독일로부터 잠수함과 미사일 탑재 함정 등을 구매하는 20억달러 상당의 거래에서 네타냐후가 부정한 뇌물을 받았다는 훨씬 더 폭발적인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밀착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 협상에서 강경책을 고수하고, 시리아에 대한 대규모 공습 등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그의 기소 여부가 중동 정세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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