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1.28 15:44
수정 : 2018.01.28 20:44
|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나 최소 103명이 숨지고 235명이 다친 가운데 27일 자원봉사자가 부상자를 업은 채 이동하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
인터콘티넨털호텔 이어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실 등
아프간의 일상화된 테러로 하루 평균 10명씩 사망
|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나 최소 103명이 숨지고 235명이 다친 가운데 27일 자원봉사자가 부상자를 업은 채 이동하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
탈레반 무장대원이 27일 폭발물을 가득 실은 구급차를 몰고 아프가니스탄 카불 중심가로 돌진했다. 28일까지 사망자가 103명, 부상자가 235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카불 인터콘티넨털호텔에 탈레반 무장대원들이 침입해 15시간 동안 총격 테러를 벌여 22명이 숨진 지 일주일 만에 벌어진 대참사다.
사건은 관공서와 대사관 등이 밀집해 민원인과 노점상 등으로 붐비는 카불 중심가에서 일어났다. 범인은 응급환자를 태우고 병원으로 가는 중이라고 말해 1차 검문소를 통과했고, 내무부로 통하는 길에 있는 2차 검문소에서 폭탄을 터뜨렸다고 <로이터> 통신 등은 전했다. 폭탄이 터진 현장은 수많은 주검이 나뒹구는 피투성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탈레반은 자신들이 이번 공격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목숨을 구해야 할 구급차를 이용해 저지른 이번 공격은 지난해 5월31일 카불 외교가에서 차량 자폭 테러로 150명이 숨진 이후 최대 참사다. 지난 20일 탈레반의 인터콘티넨털호텔 테러에 이어 24일에는 동부 잘랄라바드에서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소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 공격을 받아 6명이 숨지는 등 아프간 곳곳에서 테러는 일상사가 됐다. 지난해 아프간 보안군 병력 1만여명이 숨지고 1만6천여명이 다쳤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유엔은 지난해 1∼9월 아프간에서 하루 평균 민간인 10명이 테러로 살해당한 것으로 집계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무능에 대한 분노의 여론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곧 아프간에 미군 병력을 증파할 예정이며, 이번 테러가 일어날 당시 조지프 보텔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카불에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만나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초 대테러전의 가장 중요한 동맹인 파키스탄을 “테러 조력자”로 비난하며 군사 지원을 전면 중단한 것도 아프간 혼란을 악화시킨 원인 중 하나라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