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1.28 11:54
수정 : 2018.01.2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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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 왕자가 최근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로이터>와 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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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된 리츠칼튼호텔에서 집으로
몸값으로 60억달러 요구받아
사우디, 200여명 석방 대가로 1천억달러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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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 왕자가 최근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로이터>와 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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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 숙청 사태로 구금됐던 사우디아라비아 최고 부호 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석방됐다.
왈리드 왕자는 자신의 회사인 킹덤 홀딩의 회장직을 유지하기로 최근 사우디 당국과 타협했다고 사우디 관리들이 27일 <월스트리트 저널> 등 언론에 밝혔다. 왈리드는 석달 동안 구금됐던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지난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한 숙청 사태에서 다른 왕자 등 유력 인사들과 함께 구금됐다. 사우디 당국은 이들에게서 거액을 받고 석방시켜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왈리드를 석방하는 대가로 60억달러를 요구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왈리드가 정확히 얼마를 치르고 석방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트위터, 포시즌스 호텔 체인 등 세계적인 기업에 지분을 갖고 있는 투자가로 약 170억달러 상당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석방에 앞서 왈리드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가혹한 취급을 받았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혐의는 오해이며, 곧 해명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나는 나의 조국, 나의 도시에 있기 때문에 아주 편안하며, 집처럼 지내고 있다”며 “아무 문제가 없고, 모든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구금 인사 중 최대 거물인 왈리드의 석방으로 사우디 숙청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한 이번 숙청 사태로 사우디 유력 인사 200여명이 구금됐다. 사우디 당국은 이들의 석방 대가로 그동안 1000억달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특히 그중 90여명의 유력 인사로부터 석방금을 받아내려고 이들 중 일부를 리츠칼튼 호텔에서 리야드의 알하예르 교도소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며칠 동안 사우디 텔레비전네트워크 <엠비시>(MBC)의 소유주 왈리드 알 이브라힘, 투르키 빈 나시르 전 기상환경보호청장 등이 석방됐다. 빈 살만 왕세자와 권좌를 다투었던 미테브 빈 압둘라 왕자는 10억달러를 내고 지난 11월말에 석방됐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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