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1.09 13:59
수정 : 2018.01.09 19:56
|
야이르 네타냐후. 사진 출처: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
이스라엘 총리 아들 친구와 대화 녹취 방송
스트립클럽 전전하며 “친구야 돈 좀 내줘”
“우리 아빠가 네 아빠 도왔는데 그것도 못 내?”
|
야이르 네타냐후. 사진 출처: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
부패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방탕한 아들의 입방정으로 곤경에 빠졌다.
이스라엘 <하다샷> 방송은 네타냐후 총리의 아들 야이르가 텔아비브의 스트립 클럽을 전전하며 친구와 나눈 대화 내용 녹취를 7일 방송했다. 녹취된 내용을 들어보면, 야이르는 가스 재벌의 아들에게 스트립 클럽을 떠나면서 농담조로 “친구야 돈 좀 내줘. 우리 아빠가 네 아빠를 위해 큰 거래를 성사시켜줬잖아. 그거 하느라고 우리 아빠가 의회에서 싸웠잖아”라고 말했다. 또 “우리 아빠가 너희를 위해 20억달러(약 2조1324조원)짜리 거래를 주선했는데 나를 위해 400셰켈(약 12만원)을 못 내주겠다고?”라고도 했다.
이 녹취는 2015년에 한 것으로, 야이르와 친구는 한 스트립 클럽에서 다른 스트립 클럽으로 이동하려는 중이었다. 야이르는 당시 정부가 제공한 운전기사 딸린 방탄차를 이용하고 경호원을 대동했다. 대화 내용에는 여성의 성적 서비스 구매를 논의한 대목도 있다. 술에 취한 듯한 목소리로 이런 대화를 주고받던 야이르 일행은 갑자기 얘기가 새나갈 것이 걱정됐는지 곁에 있는 경호원에게 발설하면 목숨을 빼앗겠다고 경고했다.
야이르와 어울린 니르 마이몬은 타마르 가스전을 소유한 이스람코의 대주주이자 부동산 재벌인 코비 마이몬의 아들이다. 야이르의 발언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 업체의 거액의 거래에 도움을 줬는데 그깟 푼돈도 못 내주냐는 농담조의 항의인 셈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변호인은 이 녹취록의 방영을 막으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그의 변호인은 2년여 전에 술 취한 젊은이들이 나눈 대화를 방영하는 것은 “마녀 사냥”이라고 주장했다.
야이르의 방종한 언행은 부패 혐의로 궁지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스라엘 경찰은 네타냐후 총리 부부가 해외의 억만장자 친구와 이스라엘 출신 할리우드 프로듀서한테 수십만셰켈어치의 부적절한 선물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정권에 유리한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경쟁지 부수를 줄여주기로 한 일간지 사주에게 약속한 혐의도 받고 있다. 대화가 녹취된 현장에는 야이르의 다른 친구 로만 아브라모프도 있었다. 아브라모프가 네타냐후 총리한테 거액의 선물을 건넨 오스트레일리아 도박산업 재벌 제임스 패커의 업체에 채용된 것도 의혹 대상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