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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2.28 10:32 수정 : 2017.12.28 20:49

예루살렘 올드시티.

이스라엘 교통장관 “그의 용기 기념하고 싶다”
분쟁의 진원 올드시티 역이름 ‘트럼프’로 추진
여러 도시 공원·거리명도 ‘트럼프’로 바꾸기로
‘예루살렘=이스라엘 수도’ 선언에 보답 의도

예루살렘 올드시티.
국제적 비난을 무릅쓰고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해 이스라엘이 영광스런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예루살렘 올드시티의 역에서부터 거리, 공원 이름에 ‘트럼프’가 붙을 전망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교통부 장관 겸 정보부 장관이 예루살렘의 올드시티에 신설하는 역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는 것을 추진한다고 밝혔다고 27일 보도했다. 카츠 장관은 “그의 용기 있고 역사적인 결정”을 기념하면서 “유대인과 이스라엘 국가의 수도라는 예루살렘의 지위를 강화한” 공로를 인정해 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예루살렘의 올드시티는 유대교 성지 통곡의벽, 기독교 성지 성묘교회, 이슬람 성지 알아크사 모스크와 황금돔 모스크가 밀집한 곳으로 종교·민족 간 갈등의 진원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통곡의벽을 방문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올드시티로 이어지는 3㎞ 길이의 터널을 뚫고 통곡의벽 근처에 지하역을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되는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을 잇는 고속철 건설 사업의 일부다. 카츠 장관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이스라엘의 수도인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까지 28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철도로 “유대 국가의 벌떡거리는 심장인 성전산과 통곡의벽으로 안전하고 빠르게 가는” 길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쪽은 자신들이 미래 국가의 수도로 삼으려는 동예루살렘에 철로와 역까지 설치하려는 계획을 예루살렘을 항구적인 이스라엘의 수도로 굳히려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본다. 올드시티는 이스라엘이 1967년 6일전쟁으로 점령한 동예루살렘에 속해 있다. 세 종교의 핵심 성지 밑을 굴착하는 것도 논란을 부르고 있다. 과거에도 이스라엘 쪽이 올드시티의 성전산 부근 지하에서 발굴에 나섰다가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부른 바 있다. 예루살렘의 최고 이슬람 율법학자 출신인 이크레마 사브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점령지(동예루살렘)에 대한 어떤 변동도 용납하지 않겠다. 역 이름에 트럼프를 붙이는 것은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고 말했다.

선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 예루살렘 시의원은 올드시티의 무슬림 구역으로 이어지는 거리 이름을 ‘살라딘 거리’에서 ‘트럼프 거리’로 바꾸자고 제안했다고 <시엔엔>(CNN)이 보도했다. 살라딘은 12세기에 십자군한테서 예루살렘을 탈환한 이슬람 영웅 이름이다. 또 이스라엘 북부 도시 키르얏 얌은 내년에 문을 여는 공원 이름을 트럼프로 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 시장에게 “내 결정에 이스라엘인들이 용기를 얻었다는 사실이 감동스럽다”는 편지로 화답했다. 이스라엘 항구도시 아슈켈론은 ‘트럼프 선언 거리’를 지정하기로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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