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26 16:07
수정 : 2017.12.2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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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에 맞서 조직된 아프가니스탄 낭가르하르주의 민병대가 25일 총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토라 보라/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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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시리아서 축출 이후 풍선효과 경고
러 “아프간 내 IS 병력 1만명으로 불어나”
중동→서남아·중앙아 진출 시도 관련국 긴장
아프간 북·동부 탈레반 내쫓으며 세력 강화
현지 주민들 “탈레반보다 잔인”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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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에 맞서 조직된 아프가니스탄 낭가르하르주의 민병대가 25일 총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토라 보라/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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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이라크 2대 도시 모술의 성베드로성당에서는 감격적인 미사가 진행됐다. 2014년 이슬람국가(IS)의 점령으로 쫓겨났다 돌아온 기독교인들이 예수 탄생과 함께 이 도시의 해방을 기념했다.
25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정보부 청사 입구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5명이 숨졌다. 이슬람국가는 자신들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슬람국가는 10월31일 8명이 숨진 카불 외교단지 테러도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칼리프 국가 성립을 선포했다가 서구와 중동 국가들의 연합 작전으로 3년여 만에 궤멸 지경에 몰린 이슬람국가가 아프간 등 서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로 동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려했던 풍선효과가 현실화하자 관련국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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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아프간 특사인 자미르 카불로프는 23일 <스푸트니크 뉴스> 인터뷰에서 “이슬람국가는 아프간에서 세력이 크게 강화돼 병력이 1만명으로 추산된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공동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시리아에 있던 이슬람국가 병사들이 헬리콥터를 타고 넘어온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 시리아에서 대이슬람국가 작전 종료를 선언한 러시아는 자국 ‘뒷마당’인 투르크메니스탄이나 타지키스탄과 경계를 맞댄 아프간 북부에서 이슬람국가 세력이 성장하는 점을 특히 걱정한다.
마흐무드 알라비 이란 정보부 장관도 최근 “이슬람국가는 영토를 잃었지만 무장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아프간과 파키스탄, 중앙아시아에서 이슬람 칼리프 국가라는 이념을 되살리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경고는 올 들어 아프간에서 이슬람국가의 공격이 지난해의 두 배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는 가운데 나왔다. 북부 주즈잔주와 동부 낭가르하르주에서 이슬람국가가 득세하며 소규모 거점을 확보했다.
16년간 알카에다 및 탈레반 격퇴전을 이끈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러시아나 이란처럼 새로운 적을 심각한 위협이라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난 4월 아프간 동부에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는 GBU-43을 투하하는 등 이슬람국가한테 새로운 발판을 내주지 않으려고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아프간의 이슬람국가에 대해서는 성격을 두고 설명이 엇갈린다. 러시아와 이란 쪽은 이라크·시리아에서 탈출한 병사들이 유입되고 있다고 본다. 미국은 파키스탄 민병대가 이슬람국가라는 간판을 내건다고 보는 편이다. 탈레반 조직이 이슬람국가에 충성을 맹세하는 경우도 있다. 현지 지방정부와 주민들은 알제리·프랑스·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파키스탄·체첸·중국에서 이슬람국가 추종자들이 몰려든다고 전하고 있다. 외국인 전사 비중이 높은 이슬람국가의 전통이 이어지는 셈이다. 미군과 나토군을 지휘하는 존 니컬슨 사령관은 “이슬람국가는 아프간에서 칼리프 국가를 세울 수 없다”면서도 “그들은 한쪽에서 누르면 다른 쪽으로 이동한다. 풍선 같다”고 말했다.
옛 소련의 침공까지 거슬러올라가면 40년 가까이 전쟁을 겪는 아프간인들이지만 이슬람국가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다. <뉴욕 타임스>는 탈레반조차 무장이 우세한 이슬람국가에 쫓겨 정부군에 투항할 정도라고 전했다. 특히 더 근본적인 계율을 강요하고 더 잔인하다는 점이 현지인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다. 이슬람국가한테 점령당한 주즈잔주 지역의 한 주민은 “이슬람국가는 여성들을 노예로 만들고 강제 결혼을 시킨다. 탈레반은 결코 그러지 않는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그는 또 “탈레반은 그래도 자비심이 있으며, 우리와 같은 말을 쓴다. 외국인인 이슬람국가 병사들은 훨씬 잔인하고 야만적”이라고 했다. 이 지역의 전직 교장은 이슬람국가가 학교에서 어린이 300명을 병사로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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