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0.18 10:32
수정 : 2017.10.1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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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로부터 락까를 탈환한 시리아민주군(SDF) 병사들이 17일 전투로 폐허화된 락까의 시내에서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이슬람국가의 수도격인 락까가 탈환됨으로써, 3년 동안 지속됐던 이슬람국가와의 전쟁은 끝내기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락까/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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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 수도격 락까 탈환
주요 도시 상실한 이슬람국가
유프라테스 강 유역으로 축소
대IS 연합군 결성 3년만에 전쟁 종료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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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로부터 락까를 탈환한 시리아민주군(SDF) 병사들이 17일 전투로 폐허화된 락까의 시내에서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이슬람국가의 수도격인 락까가 탈환됨으로써, 3년 동안 지속됐던 이슬람국가와의 전쟁은 끝내기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락까/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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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이 끝내기 수순으로 들어섰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 민병대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이 18일 이슬람국가의 수도격인 락까를 탈환하고, 완전히 장악했다.
시리아민주군의 탈랄 셀로 대변인은 이날 락까에 대한 3개월의 공세 끝에 도시를 탈환하고 전투가 종료됐다고 선언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현재 락까에서는 잔존하는 이슬람국가 전투대원 색출 및 지뢰 제거 등 소탕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비비시>는 전했다. 미군의 한 대변인은 락까의 90%가 정리됐다고 확인했다.
셀로 대변인은 “모든 게 끝났다. 우리 군은 락까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셀로 대변인은 승리를 선언하는 공식 성명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락까는 이슬람국가가 점령하던 마지막 주요 도시였다. 락까는 2014년초부터 이슬람국가 세력들에 의해 점령되어, 이슬람국가 탄생의 요람이 된 곳이다.
이슬람국가는 수도라고 선언했던 락까를 상실함으로써, 준국가 세력으로서 영역을 상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거의 상실하게 됐다. 지난 2014년 6월29일 선포된 이슬람국가와의 전쟁이 끝내기 수순으로 들어간 것이다. 미국과 중동 국가들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연합군을 구성하고는 이슬람국가를 퇴치하는 전쟁을 벌여왔다.
이슬람국가의 영역은 이라크와 접경한 시리아의 동부 지역인 ’데이르 에즈 조르’ 주의 유프라테스 강 계곡 지역으로 축소됐다. 시리아민주군과 시리아 정부군은 이 지역에 대해서도 각자 공세를 펼쳐 이라크와 접경한 주요 통로들을 차례로 접수하고 있다.
이슬람국가는 이라크에서도 최근 몇달 동안 이라크 정부군에 의해 잇따른 패배를 겪어왔다. 이라크 정부군은 시리아와 접경한 유프라테스 강안 쪽으로 진군중이다. 유프라테스 강 유역에 있는 이슬람국가는 강의 동서 양안으로부터 협공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미군 주도 연합군은 17일 지난 2014년 이후 이슬람국가가 점령했던 이라크와 시리아의 영토 중 9만3790㎢를 탈환했고, 660만명의 주민을 해방시켰다고 발표했다.
이슬람국가는 물리적 영역을 확보한 준국가세력에서 다시 국제적인 이슬람주의 테러 단체로 변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가 점령했던 지역이 완전히 탈환된다 해도, 또 다른 분쟁이 여전히 우려되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바샤르 아사드 정부군 세력과 친서방 반군세력, 이슬람주의 반군세력, 쿠르드족 세력들이 각자의 영역을 확보하려는 전투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에서는 이미 쿠르드족 독립을 놓고,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 지방정부의 충돌이 시작됐다. 이슬람국가가 점령했던 시리아와 이라크의 수니파 부족 세력 역시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 줄 정부 구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락까를 탈환한 시리아민주군은 쿠르드족의 인민수비대(YPG)을 주축으로 하여 아랍족 민병대와 함께 2년 전에 결성됐다. 쿠르드족 민병대는 시리아에서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주요 지상군 전력으로 이슬람국가와 싸워왔다. 시리아민주군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가 점령했던 영역 8천㎢ 이상을 이미 탈환했다.
시리아민주군은 지난해 11월부터 락까 탈환을 위한 작전을 시작해, 지난 6월 락까 교외의 이슬람국가 방어망을 돌파하면서 본격적인 탈환 공세를 펼쳐왔다. 시리아민주군은 17일에 이슬람국가의 마지막 2개 거점인 경기장과 국립병원을 장악했다. 수십명의 외국 출신 이슬람국가 대원들이 경기장에서 마지막 저항을 했고, 국립병원에서는 저항하던 22명의 이슬람국가 대원들이 전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300명의 이슬람국가 대원들이 도시를 빠져나간 것으로 추측된다. 앞서 락까의 시민위원회 및 현지 아랍 부족지도자들은 연합군 쪽과 협상해 약 3500명의 민간인들이 도시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허락받았다. 이슬람국가 대원들은 이들에 섞여서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지난 5개월 동안 락까 공방전으로 적어도 3250명이 숨지고, 그 중 1130명은 민간인이라고 평가했다. 수백명이 실종됐는데, 이들은 아마 파괴된 건물 잔해에 묻혀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락까는 조용히 살육되고 있다’는 호소가 계속돼 왔다. 민간단체는 지금까지 1873명의 민간인 숨졌다고 밝혔다. 민간인의 피해는 시리아민주군의 진주를 돕기 위한 연합군의 공습이나, 민간인을 방패로 삼은 이슬람국가의 전술 때문에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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