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0.17 20:26
수정 : 2017.10.1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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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민주군 병사들이 16일 락까에서 이슬람국가(IS)를 완전히 몰아내기 위한 마지막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락까/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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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민주군, 작전 4개월 만에 “완전 점령”
IS가 수도로 선포한 도시…IS 몰락 가속화
IS, ‘국가’ 선포 3년여 만에 사막으로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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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민주군 병사들이 16일 락까에서 이슬람국가(IS)를 완전히 몰아내기 위한 마지막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락까/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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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국가를 참칭하며 잔혹한 테러로 세계적 공포의 대상이 돼온 이슬람국가(IS)가 수도 격인 시리아 락까를 함락당했다. 이슬람국가의 몰락의 길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반군과 쿠르드족 인민수비대의 연합 군사조직인 시리아민주군은 17일 락까를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시리아민주군 지휘관 탈랄 실로는 “테러리즘의 수도가 함락됐다”고 <에이피>(AP) 통신에 말했다.
시리아민주군은 15일부터 락까에서 이슬람국가가 최후의 방어 진지로 삼은 병원과 운동장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일부 이슬람국가 무장대원들이 부족 지도자들의 설득으로 도시를 떠난 가운데 300여명이 최후의 항전을 벌였다. <로이터> 통신은 시리아민주군이 17일 병원을 점령한 이후 총격전 끝에 이슬람국가가 감옥으로 사용하던 운동장도 제압했다고 전했다. 인권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도 이슬람국가가 완전히 진압됐다고 확인했다. 마지막 교전이 벌어진 운동장 등에는 쿠르드 인민수비대의 깃발이 내걸렸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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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이라크 안바르주에서 촬영한 이슬람국가 무장대원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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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민주군은 6월 초부터 미군의 공중 지원을 받아 락까 포위전에 나서 마지막 주요 거점을 내주려고 하지 않는 이슬람국가와 치열한 싸움을 전개했다. 락까 전투에서 민간인들을 포함해 3천여명이 목숨을 잃고 27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지난 7월에는 이라크 정부군이 이슬람국가의 다른 주요 거점 도시인 모술을 탈환했다.
이슬람국가는 이미 ‘영토’의 80% 이상을 잃는 등 세가 크게 약화됐지만 락까 함락은 실질적·상징적 의미가 모두 크다. 2014년 이라크의 불안한 정정을 틈타 알카에다의 잔존 세력이 만든 이슬람국가는 기존 테러 세력과는 달리 칼리프 국가(신-정 일치 이슬람 국가)를 선포하며 급속히 세를 확대했다. 이슬람국가 지도자 아부바크르 바그다디는 락까를 수도로 선포했다. 이슬람국가는 이곳에서도 외국인이나 다른 종파 무슬림을 참수하며 잔인성을 과시했다. 전성기에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600만명을 통치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도자 바그다디를 공습으로 사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 6월 밝혔지만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슬람국가는 최근 이라크 북부의 하위자도 정부군한테 빼앗겼다. 시리아와 이라크의 도시들에서 잇따라 축출돼 시리아 동부의 유프라테스 계곡과 사막 지대로 밀려났다. 수중에 남은 도시는 이라크와 가까운 시리아 동부의 부카말 정도다. 이라크에는 이슬람국가 무장대원 8천명가량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슬람국가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처럼 오지를 배경으로 끈질긴 저항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또 서구 각지에서 직접, 혹은 동조자들을 동원해 테러를 이어갈 수 있다. 이슬람국가 격퇴 뒤 그동안 뒤로 밀렸던 시리아 반군과 정부군의 충돌이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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