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9.29 10:22
수정 : 2017.09.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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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이슬람국가가 모술을 장악한 지난 2014년 7월 알누리대사원에서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강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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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육성과 일치…북한 핵위기도 언급
IS 조직원에게 결사 항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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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이슬람국가가 모술을 장악한 지난 2014년 7월 알누리대사원에서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강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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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사망설이 떠돌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육성을 공개했다.
이슬람국가는 28일 공식 매체 <알푸르칸>을 통해 바그다디의 육성 연설을 음성파일로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공개된 육성이 바그다디의 육성과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이 연설에서는 미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 등이 언급되어 있어, 바그다디가 최근까지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연설과 관련해 라이언 딜런 미군 대변인은 “그의 죽음에 대한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어서, 우리는 그가 생존해있다고 계속 추측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의 한 대변인은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와 관련된 음성 테이프를 우리는 알고 있고, 이를 조사할 조처를 취하고 있다”며 “그 진위를 의심할 근거도 없지만, 현 시점에서 검증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바그다디의 육성이 공개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바그다디는 지난 2014년 7월 이슬람국가가 이라크의 모술을 장악한 직후 처음으로 이슬람사원에서 공개적으로 강론을 한 뒤 종적이 묘연하다. 그동안 그의 사망설이 떠돌았고, 지난 6월에는 러시아 국방부가 러시아 전투기의 폭격으로 그가 사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46분 분량의 이 음성 테이프는 현재 함락 위기에 처한 이슬람국가의 수도격인 락까 전투 및 하마, 리비아의 시르테를 언급하며, 이슬람국가 전사들의 피가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설의 대부분은 종교적 언급으로 채워졌으나, 이슬람국가 전사들에게 결사항전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연설은 시리아·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의 잇단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전사들의 지하드를 멈추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에게든, 러시아군에게든 “후퇴도, 협상도, 항복도 말라”며 “칼리프국가의 군사들과 이슬람의 영웅들이여, 적을 향해 전쟁의 화염을 일으키라”고 촉구했다. 또 “불신자의 언론매체와 이데올로기 전쟁의 본부를 공격 목표로 삼으라”고 지시했다.
이슬람국가 문제 전문가인 타흐리르중동정책연구소의 하산 하산은 <비비시>에 바그다디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이며, 그가 아마 지금도 이라크-시리아 국경지대에 숨어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번 육성파일의 공개로 바그다디는 여전히 생존해 있거나, 적어도 8월까지는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슬람국가가 추적의 위험을 무릎쓰고 바그다디의 육성을 공개한 것은 수도격인 락까의 함락 위기 등 이슬람국가의 전반적인 몰락 상황에서 그 조직원들의 사기를 고양시키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바그다디는 현재 미국 정부에 의해 250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려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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