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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9.27 17:15 수정 : 2017.09.27 22:29

25일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거주 지역인 키르쿠크의 거리에서 어린이들이 독립 투표를 축하하며 깃발을 흔들고 있다. 키르쿠크/AFP 연합뉴스

독립 찬성표 90% 이를 것 예상
이라크 “3일 안에 공항 통제권 넘겨라“
쿠르드 점령지 키르쿠크에 군사 배치 뜻도
터키는 “송유관 닫을 수 있다” 실력행사

25일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거주 지역인 키르쿠크의 거리에서 어린이들이 독립 투표를 축하하며 깃발을 흔들고 있다. 키르쿠크/AFP 연합뉴스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자치정부가 지난 25일 독립을 위한 투표를 강행하자 이라크 정부뿐 아니라 터키 등 인접국까지 공항 폐쇄와 경제 제재 등 실력 행사를 예고했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독립 찬반 투표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며 중앙정부와의 대화를 희망했지만, 이라크 정부는 투표 무효화를 요구하며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비비시>(BBC) 방송은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가 26일 쿠르드 자치정부에 자치지역 수도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 국제공항의 통제권을 29일 저녁 6시까지 중앙정부에 넘기지 않으면 공항을 폐쇄하겠다는 경고를 했다고 보도했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통제권을 넘길 수 없다고 버티고 있는 상태다.

터키는 ‘독립을 포기하거나, 굶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며 위협하고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6일 텔레비전 연설에서 “우리가 송유관의 마개를 닫으면 그들의 모든 수입이 사라진다. 우리 트럭이 이라크 북부에 가는 것을 멈추면 그들은 더 이상 음식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지중해를 통해 석유를 수출하기 위해 터키 영토 내의 송유관을 이용해야 한다. 식량도 터키에서 수입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족 독립 투표에 대해 “배신”이라고 표현했다.

터키와 이라크는 25일 쿠르드 자치지역과 인접한 터키 남동부에서 연합군사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이란은 이미 24일에 쿠르드 자치지역으로 향하는 항공기 직항노선을 폐쇄했다. 인접국들이 쿠르드 독립 투표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자국 내 쿠르드족 독립운동을 자극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정부 수반은 26일 독립 투표 “승리”를 선언했다. 공식 집계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투표율이 72%에 이른 가운데 찬성률이 90% 이상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바르자니 수반은 텔레비전 연설에서 “위협이 아니라 협상이 문제를 풀 옳은 길”이라며 이라크 정부에 대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압바디 총리는 27일 쿠르드에 “투표 결과를 취소하라”고 요구해 협상할 뜻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투표를 둘러싼 갈등이 새로운 무력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는 27일 압바디 총리가 쿠르드 점령 아래 있는 이라크 최대 유전지대 키르쿠크에서 쿠르드민병대 페슈메르가의 철수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의회는 총리에게 군대를 보내 키르쿠크를 되찾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이라크 쿠르드족이 이미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고 있어 상황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유엔 등은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비비시> 방송은 “터키와 이라크 쿠르드족은 쿠르드 자치지역의 경제를 살찌우고 터키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송유관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다. 더구나 이라크 쿠르드족은 터키 내 쿠르드 무장세력(PKK)에 반대해 이라크 북부에 터키군 기지가 들어서는 것을 허용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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