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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9.03 17:17 수정 : 2017.09.03 19:15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수도 나이로비 외곽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이날 케냐 대법원은 케냐타가 재선에 성공한 지난달 대선 결과를 뒤집고 60일 안에 대선을 다시 치르라고 판결했다. 나이로비/ AFP 연합뉴스

대법원이 1일 재선 성공 무효화 하자
“(대법원 판사) 사기꾼” 등 불만 표출
여 재선 서두르고, 야 선관위 교체 요구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수도 나이로비 외곽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이날 케냐 대법원은 케냐타가 재선에 성공한 지난달 대선 결과를 뒤집고 60일 안에 대선을 다시 치르라고 판결했다. 나이로비/ AFP 연합뉴스
“사법 체계를 고치겠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이 대법원의 대선 무효 판결 하루 만인 2일 사법부에 사실상 ‘보복 경고’를 보냈다. 그는 이날 텔레비전 생방송 연설에서 “케냐는 사법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며 “만일 재선이 된다면 사법 체계를 고치겠다”고 다짐했다고 <비비시>(BBC) 방송 등 외신이 전했다.

케냐 대법원은 1일, 지난달 11일 케냐타 후보가 승리한 대선 결과를 무효로 하고 60일 이내에 선거를 다시 치르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투표 집계 과정에서 불법과 오류가 확인됐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근거는 21일 뒤 발표할 예정이다.

케냐타 대통령은 판결 직후 “대법원의 대선 무효 판결에 동의하지 않으나 존중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1일 수도 나이로비 연설에서 판사들을 “사기꾼”이라고 맹비난한 데 이어, 이날 사법 시스템을 손보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대법원 판결에 불만을 표출했다.

재선거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윌리엄 루토 부통령은 “여당은 준비가 됐다”며 선관위에 재선거 날짜를 확정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야당의 라일라 오딩가 후보 쪽은 선관위가 대법원 판결로 이미 신뢰성을 상실했다며 선관위원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에서는 재선거를 계기로 케냐타 대통령 지지자와 오딩가 후보 지지자들이 다시 충돌하리란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대선에서 케냐타 대통령이 54.27% 득표로 44.74%를 얻은 오딩가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하면서, 경찰과 야권 지지자들이 충돌해 24명이 숨졌다. 2007년에도 대선에서 진 오딩가 후보가 개표 부정을 주장하면서 유혈 충돌이 발생해 1100명 이상이 숨졌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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