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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8.11 16:47 수정 : 2017.08.11 22:11

이스라엘군이 발견한 하마스의 땅굴.

이스라엘 군 “하마스 땅굴 통한 공격 차단용”
경계60㎞·지하40m깊이, 1조2700억원 ‘투입’

이스라엘군이 발견한 하마스의 땅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가자지구와의 사이에 본격적으로 지하 장벽을 건설한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10일 보도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지하 국경’이 될 전망이다.

이스라엘 군당국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땅굴을 이용한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60㎞에 이르는 지하 장벽 건설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3개월간 준비해온 건설 작업에 인력 1천여명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2년에 걸쳐 설치될 장벽은 지하 40m까지 파고들며, 건설 비용은 약 40억셰켈(약 1조2755억원)에 이른다.

이스라엘은 요격미사일 시스템인 아이언 돔 때문에 로켓을 이용한 공격이 어려워진 하마스가 땅굴을 이용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가 수백㎞ 길이의 땅굴을 파놨으며, 입구는 건물로 가려져 있다는 게 이스라엘 쪽 설명이다. 이스라엘은 2014년 ‘50일 전쟁’ 때도 하마스가 땅굴을 이용해 이스라엘군 초소를 공격했으며, 당시 하마스의 땅굴 10여개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굴착기와 불도저 등 땅굴 파괴 장비를 보강했다. 또 하마스와 땅굴 속에서 대결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만들어 훈련에 이용해 왔다.

‘지하 장벽’ 건설 시도는 이미 철통같은 이스라엘의 국경 봉쇄 정책에 한 획을 긋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와의 경계나 이스라엘 정착촌에 팔레스타인 쪽의 자살폭탄 공격을 막는다는 이유로 8m 높이의 콘크리트 분리장벽을 설치했다. 가자지구 둘레와 레바논·이집트·시리아·요르단 국경에는 철조망을 빽빽하게 설치했다. 이스라엘군은 지하 장벽 설치 시도를 방해하면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하마스에 경고했다.

지하 장벽 설치에 대해 하마스는 “이런 식의 점령 시도에 겁먹지 않겠다”고 밝혔다. 땅굴은 사방에서 봉쇄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생활필수품이나 무기를 공급받는 통로 역할을 해왔다. 이집트는 이를 틀어막으라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요구로 가자지구에 연결되는 땅굴을 단속하기도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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