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6.25 15:21
수정 : 2017.06.25 19:01
|
안와르 가르가시 아랍에미리트 외무장관이 24일 두바이에서 주변국들의 카타르 봉쇄 조처에 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두바이/AP 연합뉴스
|
이란과 관계 축소·터기 군사기지 폐쇄 등 요구
카타르 “주권 침해…외교정책 넘기라는 것”
|
안와르 가르가시 아랍에미리트 외무장관이 24일 두바이에서 주변국들의 카타르 봉쇄 조처에 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두바이/AP 연합뉴스
|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4개국이 카타르에 단교와 봉쇄 해제를 위한 조건으로 13개 요구사항을 10일 안에 수용하라고 했으나, 카타르는 주권을 침해한다며 이를 거부했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과 카타르를 지지하는 이란, 터키 등의 갈등도 장기화할 조짐이다.
카타르 공보청의 사이프 빈 아흐메드 알타니 국장은 23일 성명을 내어 “(사우디 등의) 요구사항 목록은, 카타르가 처음부터 이런 불법적인 봉쇄는 테러리즘과의 전투와 무관하다고 말해 온 것을 확인시켜 준다”며 “카타르의 주권을 제한하고, 우리 외교정책을 자신들한테 넘기라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성명은 이어 “미국 국무장관은 우리를 봉쇄하는 나라들에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불만 사항을 제기하라고 요청했고, 영국 외무장관도 ‘신중하고 현실적인’ 요구를 하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 목록은 이런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연합, 바레인, 이집트는 단교와 봉쇄 해제의 조건으로 카타르에 13가지를 제시했는데, 가장 먼저 이란과의 외교 관계 축소와 카타르에 있는 이란 외교공관들의 폐쇄, 이란과의 군사·정보 교류 중단을 요구했다. 두번째로는 카타르에 건설중인 터키 군사기지의 즉각적인 폐쇄와 터키와의 군사 협력 중단을 요구했다. 이밖에도 이들 4개국은 카타르에 무슬림형제단·이슬람국가(IS)·알카에다·누스라전선·헤즈볼라 등과의 관계 단절, 테러 집단에 대한 지원 중단, <알자지라> 방송 폐쇄 등을 제시하며 10일 안에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사태의 중재자 구실을 하고 있는 쿠웨이트를 통해 지난 22일 요구사항 목록을 전달받았다. <알자지라> 영어 방송의 전무이사인 자일스 트렌들은 “알자지라 폐쇄 요구는 이 지역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틀어막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사우디 등은 지난 5일 테러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카타르와 전격 단교를 선언하고 물자 이동 등을 틀어막았다.
카타르가 4개국의 요구사항을 거부하자 아랍에미리트의 안와르 가르가시 외무담당 장관은 24일 두바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카타르가 요구 목록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대안은 (요구사항의) 단계적 확대가 아니라 결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카타르의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 행동이 바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