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6.16 17:20
수정 : 2017.06.16 17:20
보잉의 F-15 36대 판매계약 승인
카타르, “미국의 뿌리깊은 지지”
트럼프, 최근 무장세력 지원 비난
사우디 등의 집단 단교 옹호 발언
카타르와 단교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국가들의 조처를 옹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카타르에 120억달러 상당의 미국 전투기를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4일 보잉이 카타르의 칼리드 알아티야 카타르 국방장관과 체결한 120억달러(약 13조6020억원) 상당의 F-15 전투기 36대 판매계약을 승인했다고 메샬 하마드 알타니 미국 주재 카타르대사가 16일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카타르의 한 관리는 이에 대해 “카타르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뿌리 깊고, 정치적 변화에 의해 쉽게 영향받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를 우리들의 방위관계에 대한 지지와 미국에 대한 카타르의 결속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우디 등 걸프 지역 보수 왕정들과 이집트는 지난 5일 카타르가 이슬람주의 무장세력 및 이란과 밀착해 있다며 단교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트위터에서 “중동 순방 도중에 나는 극단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자금 지원은 더 이상 있을 수 없다고 언명했다. 지도자들이 카타르를 지목했다. 봐라!”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도 카타르가 이슬람주의 무장세력를 지원한다고 보고 있고, 이로 인한 사우디 등과의 단교 사태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카타르는 미군 중부군의 현지 사령부 및 미군 1만1천여명이 주둔하는 중동 최대 미군기지가 있는 나라다. 이 때문에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는 카타르에 대한 트럼프의 주장을 누그러뜨리는 논평들을 계속 발표해왔다.
미국의 대 카타르 무기 판매계약 승인은 중동 역내 국가들이 카타르와의 단교 사태를 중재하려는 외교 노력이 진행중인 가운데 이뤄졌다. 이 사태를 중재중인 터키의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무장관은 “다른 나라들처럼 카타르가 비행기나 자체 방위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 계약을 옹호했다. 터키는 단교 사태 뒤 생필품 부족 사태에 처한 카타르에 식량을 공급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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