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 |
이집트에 첫 기독교 전용 채널 등장 |
이슬람 국가인 이집트에서 최초의 기독교 위성 채널이 출범한다고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이집트 내 전통 기독교인 콥트교는 자체 설립한 아가피 TV 방송이 오는 21일부터 위성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가피 TV는 인구의 90% 이상이 수니파 무슬림인 이집트에서 기독교적 시각에서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하는 첫 TV 채널이다.
이 채널은 콥트교의 예배모습과 고대 사원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등을 주로 방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가피 TV 관계자는 "이 채널의 설립 목적은 교회에 나가 예배를 볼 수 없는 신도들과 교회를 연결해 주는 것"이라며 무슬림을 모독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은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콥트교 전용 채널 출범이 극단주의를 추구하는 무슬림을 자극해 두 종교 간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소식통은 "아가피 TV가 초기에 어떤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지 주시하는 눈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무슬림이 이슬람을 훼손하는 내용의 연극내용이 담긴 DVD를 배포했다는 이유로 콥트교회 난입을 시도하면서 충돌이 빚어져 3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 후 두 종교 지도자들이 자제를 호소해 폭력사태는 진정됐지만 무슬림과 콥트교 간의 충돌이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콥트교인은 이집트 7천만 인구 가운데 5∼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콥트교인은 민족적으로 고대 이집트인의 직계이며, 서기 1세기 중엽부터 이집트 에서 포교가 이뤄진 기독교를 믿어 왔다. 콥트교인들은 7세기에 이집트가 이슬람화 된 이후 지금까지 독자적인 신앙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로마 교회에서 분리돼 별도의 교황을 두고 있는 콥트교인들은 사회소수계층으로서 무슬림 들로부터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medium90/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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