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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5.21 17:01 수정 : 2017.05.21 22:25

20일 이란 테헤란에서 재선에 성공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텔레비전 연설을 마친 뒤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액자 속 초상은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테헤란/AFP 연합뉴스

19일 대선서 ‘억압적 보수에 대한 반발’로 당선
이란 개방노선 강화될 듯 하지만
핵합의 부정적인 트럼프가 변수
강경파 라이시 38% 득표해 ‘실리’

20일 이란 테헤란에서 재선에 성공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텔레비전 연설을 마친 뒤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액자 속 초상은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테헤란/AFP 연합뉴스
지난 19일 치러진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개혁파의 지지를 받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강경 보수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를 제치고 연임에 성공했다. 선거 중 경제 문제로 공격을 받은 만큼, 핵합의 이행에 따른 추가적인 경제 제재 해소가 로하니의 새 임기중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을 보면 20일 이란 대선 개표 결과, 로하니 대통령은 2350만표(57%)를 득표해 결선투표 없이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2013년 대선 때(51%)보다 득표율이 상승했다. 이란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겨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 투표를 치른다. 로하니의 최대 라이벌로 꼽힌 라이시는 1580만표(38%)를 득표해 2위에 그쳤다.

로하니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여러분은 과거로 돌아가기를 원한 이들에게 ‘싫다’고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이란 핵합의를 타결해 국제사회에서 이란을 고립으로부터 탈출시키려 한 로하니가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게 됨으로써 이란의 개방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신은 로하니 당선 이유로 강경파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부를 꼽았다. 시민들 사이에 라이시가 다시 이란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내부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이번 대선 결과가 “시민들을 위협하고 감옥에 가두고 사형시키고 여성을 차별한 강경파에 대한 시민들의 복수”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로하니에게 투표한 많은 여성들은 라이시가 여성의 자유를 위협한다고 느꼈다”고 보도했다.

연임에 성공했지만 로하니가 안고 있는 과제는 무겁다. 로하니는 2015년에 미국 등 6개국과 역사적인 핵합의를 타결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핵합의 이후에도 이란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 상황이 충분히 나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았다. 합의 뒤 석유 수출이 재개됐지만 경제 제재가 완전히 풀리지는 않아, 외국 기업들은 여전히 이란 투자를 꺼리고 있다. 2013년 40%대를 넘기기도 했던 물가상승률은 한자릿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실업률이 10%를 웃돈다.

하지만 “최악의 협상 중 하나”라며 핵합의를 재검토하겠다는 발언까지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추가적인 제재 해제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로하니는 이란 내 정치·사회적 자유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해 왔지만, 여전히 다수의 개혁주의 활동가·언론인이 감옥에 갇혀 있다. <알자지라>는 “대도시 주민들과 중산층은 로하니가 (자유 확대) 공약을 지키기를 기대하고 그에게 투표했다”면서도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가 모든 정책에 대한 거부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로하니는 개혁주의 지도자의 가택연금 해제를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종신직으로 입법·사법·군사 등 국정 전반에 대한 최고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한편, 보수파 후보 라이시도 당선되지는 못했지만 40% 가까이 득표해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디언>은 라이시가 2021년 대선이나 최고지도자 후계 경쟁 등 “정치 경력을 이어갈 충분한 지지를 확보했다”고 봤다. 현재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는 고령에 건강 문제가 겹쳐 후계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시는 보수파에서 차기 최고지도자로 염두에 두고 있는 후보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국가지도자운영회의에서 선출되는데,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위원들은 직접선거로 선출된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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