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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4 18:15 수정 : 2005.11.14 19:04

“남편은 폭탄벨트를 두르고, 나에게도 폭탄벨트를 입혀줬다. 그는 사용법도 가르쳐줬다”

폭탄벨트를 두른 한 이라크 여성이 지난 9일 57명의 목숨을 앗아간 요르단 암만의 호텔 폭탄테러에 가담했다고 고백하는 모습이 13일 요르단 국영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됐다. 요르단 정보당국은 암만에 숨어있던 이 여성을 13일 체포했으며, ‘부부 한쌍 등 이라크인 4명이 이번 공격을 했다’고 주장한 알카에다의 지난 주말 성명이 중요한 단서가 됐다고 밝혔다고 <에이피통신>이 전했다.

이라크 서부 라마디 출신의 사지다 알 리샤위(35)라고 밝힌 이 여성은 남편과 함께 래디슨에스에이에스 호텔로 가 자폭하려 했으나 폭탄벨트가 터지지 않아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반대쪽 모퉁이에 있던 남편이 폭탄을 터뜨리자 사람들이 놀라 대피했고 나도 밖으로 뛰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 나흘 전에 남편과 다른 2명과 함께 위조여권으로 요르단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마르완 무아셰르 요르단 부총리는 이 여성이 이라크 저항세력 지도자 아부 무사브 자르카위의 측근으로, 지난해 팔루자에서 미군에 사살된 사미르 리샤위의 여동생이라고 발표했다. 무아셰르 부총리는 또 테러범들은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폭탄벨트에 쇠구슬을 채워 넣었다고 말했다.

텔레비전에 등장한 여성 ‘테러리스트’의 모습은 중동 지역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라크 알카에다 조직’이 직접 이라크인들을 파견해 폭탄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진다면, 알카에다의 공격이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셈이다.

그러나 방송을 지켜본 중동의 전문가들 사이에선 리샤위가 실제 용의자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집트의 한 중동 전문가는 자폭테러용 폭탄벨트는 간단한 조작으로 터지게 돼 있는데도 실패했다는 점과 리샤위의 주저 없는 증언 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로이터통신>도 요르단 경찰은 강압적으로 자백을 받아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리샤위는 차분하게 진술했다고 지적했다.

박민희 기자, 카이로/연합뉴스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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