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5.07 14:59
수정 : 2017.05.0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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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나이지리아 북부 치복에서 납치된 소녀들이 그해 5월 보코하람 동영상에 등장한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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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정부, 보코하람 용의자들과 맞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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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나이지리아 북부 치복에서 납치된 소녀들이 그해 5월 보코하람 동영상에 등장한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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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보코하람에 납치된 나이지리아 여학생 중 82명이 풀려났다고 나이지리아 정부가 발표했다.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납치된 소녀 82명이 체포된 보코하람 연루 혐의자들과의 맞교환 형식으로 풀려났다는 성명을 7일 발표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석방된 소녀들은 2014년 4월 나이지리아 북부 치복의 학교 기숙사에 있다가 보코하람에 납치된 276명 가운데 일부다. 카메룬과의 국경지대 방키 마을에서 풀려난 소녀들은 수도 아부자로 이동해 부하리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석방 협상으로 21명의 여학생이 풀려난 데 이어 이번에 82명이 풀려났고 일부가 구출된 적이 있지만, 여전히 113명의 치복 소녀들이 보코하람에 붙잡혀 있다. 지난해 나이지리아 정부는 소녀들의 석방을 위한 협상에서 몸값을 주거나 보코하람 조직원과 교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보코하람 연루 혐의자와 소녀들을 교환하는 방식의 협상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석방 협상은 스위스 정부와 국제적십자위원회가 중재했다.
276명의 여학생들이 한꺼번에 납치된 사건은 세계적으로 보코하람의 잔학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치복 소녀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우리소녀들을되돌려달라’ 캠페인이 전세계 온라인에서 벌어져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등이 동참하기도 했다.
지난해 풀려난 소녀들의 증언에 따르면, 납치된 소녀들의 상당수는 강제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결혼해 아이를 출산했고, 일부는 출산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단체들은 보코하람 세력이 소녀들의 몸에 폭발물을 묶어 강제로 자살폭탄 테러에 동원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란 뜻의 보코하람의 정식 명칭은 ‘서아프리카지역이슬람국가’이며,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했다. 나이지리아 동북부 지역을 거점으로 삼고, 2009년 이후 정부군과 친정부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과 납치를 계속 저질러왔다. 치복 소녀들 외에도 수많은 소년·소녀들을 납치해 청소·요리 등을 시키거나 전투원, 자살폭탄 공격자, 성노예 등의 생활을 강요하는 것으로 악명 높다. 10살도 되지 않는 아이들의 몸에 폭탄을 묶어 시장이나 학교 등에서 터뜨리게 해 주민들을 경악시켜왔다. 유니세프는 2014년 이후 117명의 어린이가 보코하람에 의해 강제로 자살폭탄 공격에 동원됐다고 집계했다. 아이들이 풀려나 돌아오더라도 보코하람 동조자, 보코하람 조직원의 아이를 낳았다는 의심과 비난에 시달린다.
부하리 대통령은 지난해 보코하람을 박멸했다고 선언했지만,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 북부와 이웃 국가들에서 계속 테러를 저지르며 여전히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2009년 이후 보코하람의 폭력으로 2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230만명 이상이 피난민이 됐으며 수백만명이 기근으로 고통받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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