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2.01 17:01
수정 : 2016.12.02 01:10
시리아 정부군, 반군 거점 알레포 재탈환 임박
“포탄이 비처럼 쏟아지고, 거리 곳곳에 주검이”
나흘새 5만명 탈출…유엔 “민간인 보호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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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의 격전지가 된 북부 도시 알레포에서 어린이들을 위로해주다 지난 29일 폭격으로 숨진 어릿광대 자원봉사자 아나스 바샤의 생전 모습. 미디어 활동가 아마드 카티브 제공/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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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의 한가운데 있던 시리아 알레포에서 한줄기 웃음을 선사하던 어릿광대마저 폭격으로 숨졌다.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알레포에서 어릿광대로 분장하고 어린이들에게 장난감을 나눠주며 위로하던 자원봉사자 아나스 바샤(24)가 지난 29일 알레포 동부 마슈하드 지역에서 시리아 정부군 또는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숨졌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일 전했다. 바샤는 시민자원봉사단체 ‘희망을 위한 공간’의 지부장을 맡아 봉쇄된 전투 지역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봉사활동을 해왔다. 그의 부모는 올여름 정부군이 이 지역을 포위하기 전에 탈출했지만 그는 남아서 주민들을 돕는 쪽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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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의 격전지가 된 북부 도시 알레포에서 어린이들을 위로해주다 지난 29일 폭사한 어릿광대 자원봉사자 아나스 바샤가 생전에 어린이들에게 장난감을 나눠주는 모습. 미디어 활동가 아마드 카티브 제공/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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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체 자원봉사자 34명은 알레포 동부의 학교와 심리치료 시설들을 찾아 수백명의 전쟁고아들을 보살피고 있다. 특히 바샤는 어릿광대로 분장해 아이들을 웃게 만드는 등 트라우마를 어루만졌다. 그러나 최근 몇주 새 정부군이 알레포 탈환을 위한 집중공격을 퍼부으면서 알레포는 최악의 비극적 상황을 맞았다.
스티븐 오브라이언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국장은 30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알레포가 거대한 무덤이 되기 전에, 영향력을 가진 모든 집단이 민간인을 보호하고 봉쇄 지역에 접근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동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도 “알레포 동남부 반군 장악 지역엔 포탄이 비처럼 쏟아졌고, 거리 곳곳에 주검들이 흩어져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정부군의 알레포 전면 탈환이 가까워지면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필사적인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지난 주말부터 나흘 새 정부군의 무차별 공격을 피해 피란길에 오른 알레포 동부 주민이 5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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