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9.20 16:37
수정 : 2016.09.20 16:44
구호기구 최소 12명 숨져
시리아 전역서 최소 36명 사망
미-러, 휴전 협정 파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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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민간 구호단체 화이트 헬멧 대원이 19일 알레포에서 폭격을 받아 불타고 있는 구호물품 호송대를 가리키고 있는 영상 화면의 일부. 구호물품 호송대는 알레포 서부 고립지역에 의약품과 식량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이었다. 알레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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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으로 최소 50만명이 숨진 시리아에서 일주일 동안의 임시 휴전이 끝나자마자 국제기구 구호물품 호송대가 폭격을 받았다.
19일 시리아 알레포에서 시리아아랍적신월사(SARC)의 구호물품 호송대에게 폭격기들이 폭탄을 퍼부어, 최소 12명이 숨졌다고 시민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전했다. 구호물품 호송대는 알레포 서부 고립지역에 의약품과 식량 등을 전달하기 위해 차량 31대에 나눠타고 길을 가던 중이었다. 시리아아랍적신월사와 함께 구호물품 차량을 호송했던 유엔(UN)은 차량 18대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유엔은 “호송대는 고립 지역 거주 시민들을 돕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하고 허가를 받아서 가던 중이었다”며 폭격을 비난했다. 폭격을 한 쪽은 시리아 정부군이나 러시아군으로 추정되지만, 어느 쪽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친서방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과 바샤르 아사드 정부를 지지하는 러시아는 지난 12일 고립 지역 주민들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의 임시 휴전에 합의했다. 휴전이 성공하면 미국과 러시아 모두 테러 단체로 보고 있는 이슬람국가와 알카에다 연계 단체를 공동 폭격하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휴전은 초기부터 양쪽 모두 서로가 휴전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난을 하면서 위태로웠다. 지난 17일 밤 미군이 시리아 동부에서 아사드 정부군을 오폭해서 정부군 60명이 숨진 사건까지 벌어졌다. 아사드 대통령은 미국이 테러단체를 돕고 있다고 비난하며 19일 휴전 종료를 선언했다. 이후 구호물품 호송대뿐만 아니라 반군 지역이 40차례 넘는 폭격을 받았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가 전했다. 알레포에서 1살 소녀가 숨지는 등 최소 36명이 숨졌다고 이 단체는 주장했다.
미국은 휴전 협정을 유지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협정은 파탄 위기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우리는 휴전 협정을 시리아 정부와 맺은 것이 아니라 러시아와 맺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르게이 루드스코이 러시아군 대변인은 “반군이 휴전 협정을 지키지 않는 상황을 고려할 때, 시리아 정부군에 일방적으로 휴전 협정을 준수하라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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