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9.11 22:31
수정 : 2016.09.11 22:31
|
10일 시리아 반군 장악 지역인 이들리브에서 한 남성이 공습으로 인해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부상자를 구해 옮기고 있다. 9일 시리아의 이들리브와 알레포에서는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공습으로 인해 약 1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들리브/AFP 연합뉴스
|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공습으로
이들리브 59명·알레포 46명 피해
‘오늘 일몰부터 1주간 임시휴전’
강제력 없어 또 유명무실 협상 우려
시리아 반군 장악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공습으로 하루 만에 최소 100여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공습이 일어나기 불과 몇시간 전 미국과 러시아는 임시휴전에 들어가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 방안과 강제력이 없어 또다시 ‘말뿐인’ 협상으로 남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9일 오후,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공습으로 인해 시리아 이들리브에서 59명, 알레포에서 46명이 숨지는 등 최소 1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알자지라> 등 외신이 전했다. 특히 이들리브의 희생자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가 각각 13명 있었고, 이슬람권의 축제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를 앞두고 장을 보러 시장에 나온 사람들이 많아 피해가 더 컸다.
이번 공습은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임시휴전을 하겠다고 합의한 지 불과 몇시간 뒤 일어났다. 앞서 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마라톤협상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오는 12일 일몰부터 1주일간 시리아 내에서 임시휴전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휴전 약속이 지켜진다면, 미국과 러시아는 공동으로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인 ‘누스라 전선’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격퇴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각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과 반군을 지원하며 시리아 내전을 키워왔다는 비판을 받았던 러시아와 미국이, 테러단체 격퇴를 위한 공동 군사작전에 합의한 것은 유의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번 합의안에는 임시휴전을 강제할 만한 구체 조항이 없어 실제로 휴전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9일 하루에만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공습으로 1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합의안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에도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17개국은 시리아에서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으나, 러시아군이 테러단체를 격퇴한다는 이유로 반군 지역 중심으로 공습을 이어가면서 합의안은 유명무실해진 바 있다.
2011년 시작돼 6년째 이어진 시리아 내전으로 시리아 전체 인구의 11.5%에 해당하는 47만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터전을 잃은 수백만명의 난민들이 유럽으로 떠나면서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위기까지 낳았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엇갈린데다 내전으로 인한 치안공백을 틈타 ‘이슬람국가’와 같은 테러조직까지 확장하면서 내전이 종식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