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30 09:34
수정 : 2016.08.30 09:34
남아공 여자고등학교, 흑인 곱슬머리인 아프로 헤어스타일 금지해
학생들 “고작 헤어스타일 때문에 차별받고 있다” 시위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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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칙에 반발해 학교에서 시위하는 프리토리아 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의 모습. 트위터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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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머리는 되고, 곱슬머리는 안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흑인 학생들에게 ‘아프로 헤어스타일’(둥글게 부풀린 곱슬머리)를 금지해 인종 차별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는 흑인 학생들에게 화학 약물을 이용해 머리를 곧게 펼 것을 요구했는데, 학생들은 이에 반발해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아에프페>(AFP)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각) 전했다.
학칙 논란이 인 곳은 남아공의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에 자리한 프리토리아 여자고등학교다. 학교에서는 아프로 헤어스타일이 단정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며 이 헤어스타일을 한 학생들에게 화학 약물을 이용해 머리를 펼 것을 요구했는데, 이에 반발한 학생들은 지난 주말동안 학칙에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나갔다.
학칙이 인종 차별이라는 논란이 커지자 유명 정치인들까지 나서 학칙을 비판했다. 남아공 제1 야당인 민주동맹의 무시 마이마네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내 딸 역시 아프로 헤어스타일을 했다. 오직 그 머리만 하고 다니는데, 그럼 내 딸은 이 학교에 못다니는 것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신생 야당인 경제자유전사당(EFF)은 성명을 내 “학교가 흑인들의 아름다움과 문화를 직접적으로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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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누리꾼이 시위를 이어나가는 학생들의 사진을 올려 학생들을 지지하고 있다. 트위터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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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 헤어스타일을 금지하는 학교 정책에 반대하며 시작된 온라인 청원은 지난 26일 시작된지 약 3일만에 1만명이 넘는 서명을 받았다. 청원 운동을 시작한 학생들은 청원서에서 “학칙이 흑인과 무슬림 여학생들을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프리토리아 여자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지역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고작 헤어스타일 때문에 차별받고 있다. 사람들은 머리를 차분하게 만들라고 하지만, 그건 곧 헤어스타일을 특정한 방식으로 강요하는 것이다”라며 학교 정책을 비판했다.
프리토리아 여자 고등학교는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가 없어지기 전까지 오직 백인 여학생들만 다닐 수 있었던 학교였다. <가디언>은 “22년 전 아파르트헤이트가 사라졌지만, 여전히 인종 차별 이슈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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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누리꾼이 시위를 이어나가는 학생들의 사진을 올려 학생들을 지지하고 있다. 트위터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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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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