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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6.29 17:29 수정 : 2016.06.29 20:45

중동 최대의 관광국 테러 효과 커
내부선 쿠르드족·외부선 IS가 공격
이들에 대한 터키 모순적 정책 한몫

29일(현지시각) 이스탄불에 자리한 아타튀르크 국제 공항에서 공항 관계자들이 폭탄 테러로 인한 파편을 청소하고 있다. 이스탄불/AFP 연합뉴스

터키가 중동에서 새로운 테러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족 분리독립 세력이 경쟁적으로 터키를 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국가로서는 중동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을 누려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터키를 공격하는 게 테러 효과를 키울 수 있다. 쿠르드족 분리독립 세력들은 최근 터키 정부와의 휴전이 깨지고 터키군의 공격을 받자, 테러로 응수하고 있다.

2013년 이전에는 터키에서 테러는 2~3년에 한 번꼴로 일어났을 뿐이다. 하지만 2013년 들어서 2월에 차량폭탄 테러로 17명이 숨지고, 5월에도 차량폭탄 테러로 52명이 숨졌다. 2015년 들어서는 10월에 앙카라에서 열린 쿠르드족 집회에서 폭탄이 터져 103명이 숨지고 500명이 부상당하는 터키 사상 최악의 테러 등 대형 테러 2건이 터졌다. 올해에는 이번 이스탄불 공항 테러를 비롯해 6건의 테러가 일어났다.

이슬람국가와 쿠르드족 분리독립 세력에 대한 터키 정부의 모순된 정책도 배경이다. 터키는 시리아 내전에서 득세한 이슬람국가를 쿠르드족 분리독립 세력을 견제하는 데 이용했다. 이슬람국가가 터키, 이라크, 시리아 국경지대에 있는 쿠르드족 거주 지역을 잠식하자, 이를 방조했다. 터키 정부는 2014년 말 이슬람국가가 터키와 접경한 시리아의 쿠르드족 도시 코바니를 공격할 때, 다른 쿠르드족 민병대들의 지원을 막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쿠르드족과의 휴전협정을 깨고, 터키 동남부의 쿠르드족 지역을 공습했다. 터키 정부는 당시 이슬람국가를 공습한다는 구실로 사실상 쿠르드족 지역만을 공습했다. 이는 그동안 잠잠하던 터키 내 쿠르드 분리독립 세력의 주역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그 산하 강경 무장단체인 ‘쿠르드 자유 매’(TAK)의 테러 공격을 불렀다. 쿠르드노동자당의 지도자 제밀 바이으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슬람국가에 대한 쿠르드족의 공격을 막아주려고 이슬람국가를 돕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슬람국가 역시 자신에게 최대 위협인 쿠르드족 민병대 세력과 터키를 반목시키고 동시에 타격하려고 터키 내 테러 공격을 증대하고 있다. 2013년 5월 쿠르드족 집회 테러는 이슬람국가 소행으로 추정된다. 테러 대상 지역도 쿠르드족의 동남부와 시리아 국경 지대에서 앙카라와 이스탄불로 옮겨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 6건의 테러 모두는 이스탄불(5건)과 앙카라에서 일어났고, 대부분 이슬람국가의 소행이다.

중동에서 가장 많은 서방 관광객이 찾는데다, 유럽, 아시아, 중동의 교차점인 이스탄불은 이슬람국가에는 가장 효과적인 테러 대상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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