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6.29 16:51
수정 : 2016.06.29 22:35
사망자 최소 41명, 부상자 239명에 달해
이슬람국가 선포 2주년 맞아 자행했나
|
28일(현지시각)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공격에 놀란 공항 이용객들이 공항 입구로 빠져나오고 있다.이스탄불/AFP 연합뉴스
|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28일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적어도 41명이 숨지고 239명이 다쳤다. 아타튀르크 공항은 2015년 한해에만 약 6100만명의 이용객을 기록한 세계 11위 규모의 국제공항이다. 이슬람국가의 지도자인 아부 바르크 바그다디가 2014년 6월29일 스스로 ‘칼리프’를 자처하며 이슬람국가 수립을 선포해 이번 테러가 이슬람국가 수립일을 기념해 자행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자살폭탄 테러는 28일 밤 9시30분께 아타튀르크 공항의 국외선 출입국장 입구에서 발생했다. 택시를 타고 공항에 도착한 용의자 3명 중 2명이 먼저 국외선 출입국장 입구로 들어가 총기를 난사했으며, 이후 공항 경비대의 공격을 받자 한 명은 출입국장 1층 출구 앞에서, 나머지 한 명은 국제선 출국장이 있는 2층에서 몸에 지니고 있던 폭발물을 터뜨렸다. 나머지 용의자 1명은 공항 주차장에서 폭발물을 터뜨렸다. 당시 공항 내부를 찍은 영상을 보면, 폭발로 인한 강한 화염을 피해 공항 밖으로 도망치는 시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의 조사를 토대로 했을 때, 이슬람국가의 소행인 것으로 보인다”며 “또 다른 용의자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 테러 용의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단체도 나타나지 않았다.
|
28일(현지시각) 테러를 피해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빠져나온 공항 이용객이 서로 부둥켜안고 울고 있다. 이스탄불/AFP 연합뉴스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테러 직후 성명에서 “이스탄불 공항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는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테러 조직들한테 이스탄불은 런던, 베를린, 시카고 등 세계 여느 도시와 다른 점이 없다”며 국제사회의 공조를 촉구했다. 지난 3월 브뤼셀의 자벤템 국제공항에서 비슷한 테러를 겪은 벨기에의 샤를 미셸 총리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폭력의 잔악함을 비난한다. 벨기에는 이스탄불 공항 테러 희생자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역시 테러가 일상적인 공포가 되고 있다면서 “폭력적인 행위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러 전문가들은 테러 시점과 공격 방식을 봤을 때 이슬람국가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디킨대학의 그레그 바턴 교수는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 “총기와 폭탄을 활용한 자살폭탄 테러는 이슬람국가의 전형적인 공격 패턴”이라며 “칼리프 국가 건설을 기념하려는 이슬람국가가 세간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아타튀르크 공항을 목표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부는 아타튀르크 공항 폭탄 테러로 현재까지 확인된 한국인 피해는 없으며, 연락두절 신고가 접수된 5건 가운데 3건은 파악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