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부인의 갑질 “내가 살찐 건 너 때문이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와 부인 사라 네타냐후. EPA 연합뉴스

“음식 서빙 우아하지 못해” “허락없인 휴가 못 가”
총리관사 직원들에 비상식적 요구해 배상 판결

“음식 서빙하는 모습이 우아하지 못하다.”

“내가 살이 찐 건 다 네가 안 좋은 음식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내 허락 없이는 휴가 못간다.”

자신이 머무는 총리 관사의 직원들에게 비상식적인 요구를 일삼으며 ‘갑질’을 부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부인 사라 네타냐후(58)가 직원에게 배상을 해야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갑질 논란으로 인한 배상 판결만 이번이 두 번째다.

이스라엘 법원은 사라 네타냐후가 총리 관사 직원으로 일했던 가이 엘리야후에게 12만셰켈(약 36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31일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담당 판사는 판결문에서 “엘리야후는 질책과 고성, 모욕, 과도하고 비합리적인 요구가 난무하는 폭력적인 고용 환경에 노출됐다”며 “공포스러운 환경에서 일했다는 것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2011년 6월부터 1년 간 총리 관사에서 일했던 가이 엘리야후는 사라 네타냐후의 부당한 대우를 견디다 못해 이번 소송을 냈다. 엘리야후는 사라 네타냐후로부터 종종 밤 늦은 시각에 다시 관사로 돌아오라는 호출을 받았는데, 대부분은 수프를 데워 달라거나, ‘잘 자라’는 인사를 하지 않았다며 제대로 인사하라는 비상식적인 요구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샐러드 안에 먼지가 있다며 식탁을 난장판으로 만든 사라 네타냐후가 엘리야후와 다른 직원에게 “5분 안에 다시 상을 차리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사라 네타냐후가 관사 직원이었던 메니 나프탈리에게 17만셰켈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나프탈리 역시 사라 네타냐후의 갑질에 대해 정신적 피해 배상을 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현재 사라 네타냐후는 자신과 관련된 논란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으며,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고 했다.

사라 네타냐후는 현재 갑질 논란에 더해 국고 횡령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처한 상태다. 29일 이스라엘 경찰은 사라 네타냐후에 대한 비리 및 직권남용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고, 이에 대한 결과를 예루살렘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라 네타냐후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국고를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황금비 기자 [e-mail], 사진 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