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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18 19:57 수정 : 2016.05.18 20:55

이달 들어 7건에 최소 228명 사망
연합군 공세 맞서 민간인쪽 타격

이라크 정부 향한 민심도 요동
용의자 특정 어려워 대응책 별무

‘총 7건, 최소 228명 사망.’

이달 들어 겨우 보름 동안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수니파 무장 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테러에 따른 사망자 수다. 부상자가 수백명이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2014년 8월부터 가속화된 연합군의 공습으로 이슬람국가가 점령지를 상당수 잃으면서 수세에 몰리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프트타깃’ 테러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에도 바그다드를 포함해 총 5곳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일어나 최소 70명이 숨지고 133명이 부상을 입었다.

최근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거의 매일 일어나다시피 하는 폭탄 테러는 위기에 처한 이슬람국가의 벼랑 끝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슬람국가 점령지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공세를 펼친 미군 주도의 연합군은 지난해 12월 이라크 서부 요충지인 라마디를 탈환했고, 지난 3월에는 고대 유적 도시인 팔미라도 손에 넣었다. 이라크 점령지의 상당 부분을 잃은 이슬람국가는 이라크 서부 안바르 지역에서도 패퇴할 위기에 처해 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슬람국가는 더 이상 전에 가졌던 것과 같은 군사력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들은 자살폭탄 테러와 같은 전통적인 테러 전략을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바그다드의 민간인 밀집지역을 목표로 하는 테러는 이라크 외곽에 배치돼 있는 이라크 정부군을 다시 바그다드로 돌려보내 이슬람 지역에 대한 공세를 누그러뜨리도록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라크 북부 핵심 도시인 모술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려는 이슬람국가에 이라크 정부군의 외곽 지역 철수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미군 주도 연합군의 스티브 워런 대변인은 이미 이라크 정부군의 절반 이상이 바그다드에 배치돼 있다고 강조하며 오히려 “(바그다드의) 폭탄 테러 공격을 멈추기 위해서라도 외곽 지역에 배치된 정부군 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폭탄 테러가 계속되면서 민심도 요동친다. 바그다드 북동부에 위치한 사드르 시티에서 과일 장사를 하고 있는 파딜 라티프(45)는 1주일 새 두 번의 자살 폭탄 테러를 목격했다. 그는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만약 정부가 우리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평화 여단’이라도 나서서 이 지역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평화 여단’은 이라크의 과격 시아파 지도자인 무끄타다 사드르가 지휘하는 민병대인데, 이들은 부패한 이라크 정치권의 개혁을 요구하며 지난달 30일 의사당을 점거하는 등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대표적인 세력이다. 무끄타다 사드르의 대변인은 연쇄 테러의 가장 큰 책임자로 압바디 총리를 지목하며 “시위대는 강하게 진압하면서 정작 테러리스트들은 활개치도록 내버려뒀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게릴라식 폭탄 테러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적인 안보 전략이 없다는 것도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라크 현지 신문인 <인사이드 이라크 폴리틱스>의 나테 라브킨 편집장은 “(이라크) 안보 당국은 정파에 의해 구성된 조직이다. 각각의 조직이 정치적으로 노선이 다른 상부의 지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부분 이라크인인 테러 용의자를 사전에 파악해 검거하기도 어렵다. 사드 만 이라크 내무부 대변인은 “테러 용의자 대부분은 이라크인이고, 말투 역시 현지인과 거의 같다”며 “이슬람국가 점령 지역에서 들어오는 평범한 이라크인들을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고 말해 뚜렷한 대응책도 마땅치 않은 상태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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