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4.25 16:03
수정 : 2016.04.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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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욕타임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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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지구서 보안요원 공격하려다 살인미수 혐의 체포뒤 석방
“집으로 돌아와서 너무 기뻐요. 감옥은 너무 안좋았어요.”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할하울에 있는 12살 소녀의 집은 풍선과 환영 팻말로 꾸며졌다. “학교 친구들과 가족들이 그리웠다”며 80여명의 친지들과 일일이 껴안고 인사하던 소녀의 눈에는 곧 눈물이 고였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인을 흉기로 공격하려다 붙잡힌 12살 팔레스타인 소녀가 24일 석방됐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디마 와위는 지난 2월9일 서안지구의 유대인 거주지였던 카르메이 추르에서 보안요원을 흉기로 공격하려다가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교복 셔츠 아래에 칼을 숨기고 있었던 와위에게 한 유대인 주민이 “유대인을 죽이기 위해 왔느냐”고 묻고, 와위가 “그렇다”고 답하는 영상은 이스라엘 텔레비전으로 방송되기도 했다. 이스라엘 군사법원은 와위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12살 소녀를 수감해야 하는지를 놓고 이스라엘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서안지구에 불법적으로 거주하는 유대인이나 아랍계 주민들의 경우 14살 미만 청소년에게는 징역형이 선고되지 않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에게는 군형법이 적용되며, 이에 따르면 12살까지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어 차별적으로 법이 적용된다는 논란이 일었다.
‘국제아동보호’(DCI) 팔레스타인 지부의 칼레드 쿠즈마르는 “와위는 누군가를 해치기에는 너무 어리고, 실제로 위협을 가하지도 않았다”며 “아이는 자신이 행한 일보다 더 심한 죄값을 치렀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 ‘재소자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7000여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돼 있으며, 그 중 19살 이하 미성년자는 440여명이다. 이는 2008년 이후 발표된 통계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12~15살 사이의 수감자는 100여명에 달한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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