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3.10 19:55
수정 : 2016.03.10 21:20
IS에 환멸느낀 전향 대원이 빼돌려
이름·생년월일 등 23가지 인적사항
지하드 경험·자살폭탄 가능도 물어
약 2만2천명의 이슬람국가(IS) 대원의 이름 등이 적힌 서류가 독일 정보기관에 입수됐다.
뮌헨의 <수드도이치 자이퉁> 등 독일 언론들은 독일연방경찰(BKA)이 이슬람국가가 가입을 희망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담은 서류를 입수해 분석하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시리아 국경 지대에서 입수된 이 서류에는 가입을 희망하는 대원들의 이름, 생년월일과 출생지, 고향, 전화번호, 학력, 혈액형 등 23가지 인적 사항이 적혀있다.
토마스 마이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이 서류가 진짜라며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돌아온 이들을 더 엄격하게 형사처벌하기 위한 신속하고 명확한 수사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스카이뉴스>는 약 2만2천명의 이름이 담긴 이 서류의 복사본을 입수했다며, 이 서류는 이슬람국가에 가입했다가 환멸을 느껴 전향한 전 자유시리아군(FSA) 대원이 이슬람국가의 내부 보안경찰로부터 훔쳐 메모리스틱에 담아서 전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언론들은 이 서류에 담긴 질문들에는 가입 희망자들에게 지하드 경험이 있는지, 그리고 자살폭탄 대원이 될 준비가 됐는지에 대해 묻는 항목도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반정부세력 뉴스 웹사이트인 <자만 알-와슬>은 이 서류를 통해서 약 40개국의 1736명에 이르는 이슬람국가 대원들의 개인 신상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 중 4분의 1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튀니지, 모로코, 이집트 출신이라고 이 사이트는 덧붙였다.
또 서류의 명단에는 영국 출신은 16명, 미국은 4명, 캐나다·프랑스·독일은 각각 6명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이 서류 명단에 있는 영국 출신들은 이미 공개됐거나, 미국의 공습 등으로 사망했거나, 행방불명된 사람들이다. 영국 정보당국은 이슬람국가에 가입한 영국 출신이 약 700명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독일 당국은 이 서류를 이미 2013년 말에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명단에 나오는 인물들이 그 시기에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을 넘어 이슬람국가에 가입한 이들 중 일부임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당시 이슬람국가에 가입한 이들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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