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6 18:58
수정 : 2005.10.17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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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새 헌법안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가 끝난 뒤 이라크 바그다드 한 개표소에서 선거관리요원들이 투표용지를 분류하며 개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그다드/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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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공격 거의 없어…투표율 60% 넘을듯
개표작업 진행…집단반대 가능성 관심
18일께 윤곽…3개주서 2/3 반대땐 부결
“당신은 이라크 헌법안에 찬성하십니까?”
이라크 헌법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15일 비교적 순조롭게 끝났다. 투표소에 가려면 검문소를 몇번이나 통과해야 하는 삼엄한 경계 속에서 저항공격도 평소보다 훨씬 줄어 미국의 침공 이후 ‘가장 평화로운 하루’로 기록됐다. 16일 개표 작업이 진행중이며, 수니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헌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체 결과는 18일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수니파 반대표 위해 투표소로 몰려=선거관리위원회는 등록유권자 1550만명 가운데 1천만명 이상이 투표해 65%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월 총선의 58%보다 투표율이 높아진 것은 총선 투표 자체를 거부했던 수니파가 이번에는 헌법안을 부결시키기 위해 투표소로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바르, 살라후딘, 니네베, 디얄라 등 수니파 인구가 많은 서부 4개주의 투표율은 모두 66%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에이피통신>이 전했다.
18개주 가운데 3개주 이상에서 투표자의 3분의 2가 반대하면 자동으로 부결되기 때문에 수니파 밀집지역의 선거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로이터통신>은 미군이 저항세력 소탕작전을 벌여온 서부 안바르주와 사담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가 있는 살라후딘주에서는 투표자의 70~96%가 반대표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마지막 격전지였던 니네베주에서 16일 투표소 300곳 가운데 260곳 가량의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찬성표 30만표가 나온 반면 반대표는 8만표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선관위원들이 밝히고 있다. 이라크 관리들은 헌법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으며,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이라크 헌법이 통과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 헌법, 안정인가 분열인가?=투표 당일 바그다드 북동부에서 도로매설폭탄이 터지면서 경찰관 3명이 숨지고, 서부 라마디에서 미군 5명이 숨진 것을 제외하면 투표소를 겨냥한 공격은 이례적일 정도로 미미했다. 저항세력이 수니파의 반대표 결집을 돕기 위해 공격을 자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이라크의 혼란에 대해 비난을 받아온 미국 정부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5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이번 투표는 “이라크 민주주의 행진의 결정적 진일보”라며 “미국은 이라크에서 달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라크인들이 이번 투표에 적극 참여한 속내는 복잡하고 헌법이 안정을 가져올지, 더 극심한 분열의 단초가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바스라의 한 시아파 주민은 <비비시>에 “점령을 끝내기 위해 찬성표를 던졌다”고 했고, 또다른 주민은 “부결되면 내전이 일어날까봐 안정을 위해 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니파들은 연방제를 도입한 새 헌법이 이라크를 분열시킬 것이라고 비난하며,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새 헌법안은 이라크의 미래와 함께 외국군 주둔 문제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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