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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3 18:51 수정 : 2005.10.13 18:55

가뭄과 에이즈로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남부 말라위에서 12일 남부 상업도시 블랜타이어에서 남쪽으로 수백㎞ 떨어진 곳에 있는 텡가니 마을 주민들이 세계식량계획에서 나눠 준 배급식량을 머리에 이고 집으로 가고 있다. 텡가니/AFP 연합

말라위 500만명 굶주려 “이런 가뭄 처음”
스와질랜드, 에이즈까지 겹쳐 상황 최악
삼림 황폐화 따른 사막화가 식량난 ‘주범’

아프리카 식량난이 남부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구호기구들은 말라위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인 500만명이 굶주리고 있다며 긴급 식량원조를 요청했다. 스와질랜드는 가뭄에 에이즈 확산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올해 초 유엔이 니제르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국제사회에 구호 손길을 다급히 요청한 데 이어, 여름에는 말리, 부르키나 파소, 소말리아 등 사하라사막 남쪽 나라들에서 수백만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며 세계식량계획이 원조를 요청했었다.

식량난 남부로 확산=2002년부터 시작된 가뭄이 이어지면서 남부 아프리카 식량난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세계식량기구 지역책임자인 마이크 새킷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내년 4월 수확기 전까지 말라위, 짐바브웨, 잠비아, 모잠비크 등에서 850만명이 식량원조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구는 올들어 이 지역에 옥수수 25만톤을 지원했다. 올해 말까지 25만톤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말라위 개요
말라위 상업도시 블랜타이어에서 남쪽으로 100㎞ 떨어진 켐보 마을에 사는 토비아스 모잴런드의 유일한 먹을거리는 걸어서 4시간 거리에 있는 시레강에서 따 온 수련이다.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팸의 식량안보자문위원인 제임스 브위라니는 “이 지역은 말라위에서도 식량난이 가장 심각한 곳으로, 대부분의 가정이 필요한 식량의 30%만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모잴런드는 “옥수수를 심었지만, (가뭄으로) 한 톨도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면화도 예전에는 한해에 200㎏씩 거둬들였지만, 올해는 70㎏밖에 얻지 못했다. 11.2달러, 우리돈으로 1만1700원어치다.

스와질랜드는 일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에이즈로 죽어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성인 40%가 에이즈에 걸렸다. 이 때문에 어린이 8만명이 부모를 잃고, 5년째 계속되는 가뭄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남부 아프리카 담당 압둘라예 발데는 “가뭄이 끝나더라도, 노인과 어린이들이 식량생산에 나서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주변 나라들도 성인 에이즈 감염률이 20%에 육박하고 있어, 이와 비슷한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식량난 원인들=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남아프리카 레소토까지 수백만명이 식량원조에 기대어 살고 있다. 클레어 루드벡 옥스팸 대변인은 “식량난의 주요 원인은 지역별로 조금씩 다르다”고 9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은 삼림 황폐화로 인한 사막화가 식량난의 주범이다. 생존 공간이 줄면서 유목민들간 분쟁도 잦아지고 있다. 1200만명이 식량구호를 기다리고 있는 남아프리카는 에이즈를 먼저 퇴치해야 식량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 힘센 일꾼이 사라지면서 수확량도 줄고 있다.

여기에 가뭄은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인구도 걸림돌이다. 가난한 시골 주민들은 아이들을 일종의 자산으로 보기 때문에 출산율이 매우 높다. 인구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을 앞질러, 식량난의 또다른 원인이 됐다.

농작물도 문제다. 전지구적으로 농작물 수확을 늘리기 위해 쌀, 밀, 옥수수 생산에 주력하는 ‘녹색혁명’을 일구고 있는데, 아프리카는 이 중 가뭄 저항력이 약한 옥수수를 주로 심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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