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3 18:46
수정 : 2005.10.1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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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무장관 ‘의문의 죽음’ 가지 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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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암살’ 의혹 커져
시리아의 레바논 점령 시절 레바논 치안 책임자였던 가지 카난 시리아 내무장관의 죽음을 둘러싸고 정치적 살해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그의 죽음이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의 암살에 대한 유엔의 보고서가 발표되기 직전에 이뤄진데다, 그가 최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동협상 중재자였던 데니스 로스는 12일 <에이피통신>과 인터뷰에서 “유엔 보고서가 그를 그 사건의 연루자로 지목하겠지만, 그렇다고 그가 자살했다고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리아의 반체제 인사 모하메드 하바시도 “누군가 하리리 암살의 책임자가 죽었다는 인상을 주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카난은 최근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눈 밖에 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타임스>는 “아버지 때의 구세력들을 퇴출하려는 알 아사드 대통령에게 카난은 몇 명 남지 않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며 그의 자살설에 의문을 표시했다.
그러나 마흐디 다클라아 시리아 정보장관은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카난이 최근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다”며 정치적 살해설을 일축했다. 그는 “시기가 공교롭긴 하지만, 혐의와 추측이 아니라 사실로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난은 숨지기 직전 레바논의 한 라디오 방송에 전달한 성명을 통해 자신에게 닥친 위험을 암시했다. 그는 성명에서 하리리 전 총리 암살 사건과 관련해 유엔의 조사를 받았음을 시인하고, “이것은 내가 작성할 수 있는 마지막 성명”이라고 예고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카난의 죽음에 대해 언급을 피했으나, 시리아가 여전히 레바논 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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