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1 01:53
수정 : 2005.10.11 01:53
언론보도 잇따라…군사공격도 검토
‘이라크 지원’ 트집 반미정권 판갈이
미국 정부가 시리아의 ‘정권 교체’를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조지 부시 행정부는 바샤르 알 아사드(40) 시리아 대통령의 뒤를 이을 새 지도자를 적극 물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정부 소식통의 말을 따서 스티브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아사드 대통령을 누구로 교체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우방국들에 자문을 구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또 시리아가 이라크 저항세력을 지원한다며 시리아 국경지역에 군사공격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한 관리는 이번 정책은 시리아의 ‘행동 변화’를 목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도 지난 3일 “미국 고위관리들이 이스라엘 관리들과 만나 시리아의 정권 교체 가능성과 아사드 대통령 후계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상황이 계속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최근 혼란의 원인을 시리아에 돌리며 압박하고 있다. 시리아가 이라크 저항세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웰치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미국은 시리아가 이라크와 레바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개입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중동의 대표적 반미정권 중 하나인 시리아는 서방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전 총리가 암살된 뒤 시리아는 이 배후로 지목됐으며, 결국 레바논 주둔 시리아군이 29년 만에 철군했다. 이 암살사건에 대한 유엔의 최종보고서가 오는 25일 발표될 예정인데 시리아 정부가 개입했다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아사드 대통령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년 동안 시리아를 철권통치했던 아버지 하페즈 아사드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2000년 집권한 아사드 대통령은 경제난과 취약한 국내 기반, 이슬람주의자들의 도전 등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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