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축구스타 대통령 나오려나-웨아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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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 대선 후보 유럽 프로축구 선수 출신 웨아 선두
내란과 가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프리카 중서부의 소국 라이베리아에서 ‘축구영웅’으로 불리는 조지 웨아(38)가 오는 11일 치러지는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을까?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친선대사로 미국에서 살다가 지난해 말 조국으로 돌아간 웨아가 22명의 후보들이 난립한 대선에서 현재까지는 지지율 면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어 그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그가 당선될 경우 세계 최초로 축구선수 출신의 대통령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1986년 프랑스의 프로축구 생제르맹 축구팀에 데뷔하면서 명성을 날리기 시작한 그는 프랑스·영국·이탈리아 등을 오가며 14년간 148골을 기록했다. 95년에는 ‘유럽 프로축구 올해의 선수’상을 탄 데 이어 아프리카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피파) ‘올해의 선수’와 페어플레이상을 휩쓰는 진기록을 세웠다. 은퇴를 한 뒤 97년부터는 유니세프 대사를 맡는 등 평화운동에도 참여했다. 89년 시작돼 14년간 2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기간에도 정부군이나 반군 모두 “웨아가 축구경기를 하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날 하루는 전투를 쉬기로 결정했다”며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전선으로 돌아갔다”고 말할 정도로 그는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웨아는 내전 동안 가난한 사람과 병원·학교 건설 등을 위해 기금을 보냈고, 양쪽 군인들에게 무기를 내려놓을 것을 탄원하는 등 무장해제를 위해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축구로 내전에 시달리던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가 이제는 국민통일, 사회정의, 경제재건 등을 외치면서 국민의 표를 얻고 있다고 평했다. 웨아 지지자들은 그를 내전으로 찢긴 나라에 평화를 가져다 달라는 의미로 ‘킹 조지’라 부른다. 그가 세운 정당 ‘민주적 변화를 위한 회의’ 콜 방갈루 의장은 “그는 우리나라의 행운”이라며 “그는 우리를 밝은 미래로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아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말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해 겨우 읽고 쓸 수 있을 뿐이라는 사실 때문에 “교육과 정치경험이 부족해 정치에 부적격”이라는 다른 후보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웨아와 그의 지지자들은 “미국의 명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다른 후보들이 한 일이 무엇이냐”고 반문하며 “웨아는 학교를 세우는 일에도 앞장섰고 수많은 세계 지도자들을 만나는 등 라이베리아를 통합하는 데 최선의 후보”라고 강조한다.1847년 미국에서 해방된 노예들이 돌아와 건국한 인구 360만의 소국 라이베리아는 1980년 새뮤얼 도 상사가 윌리엄 톨버트 대통령 정부를 쿠데타로 뒤집으면서 정국 불안이 시작된 이래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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