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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4 03:13 수정 : 2005.09.24 03:13

남아공이 지난 94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백인이 소유한 농장을 정부가 강제 유상몰수키로해 주목된다.

23일 현지 언론매체들 보도에 따르면 토지보상위원회의 노스웨스트주 커미셔너인 블레싱 음펠라는 22일 노스웨스트 리히텐버그의 농장주인 하네스 비세르에게 강제 유상몰수 조치를 통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조치는 45㏊ 규모의 비세르씨 농장을 정부가 사들여 당초 원주인이었던 흑인주민들에게 재분배하기 위해 175만랜드(약 2억6천만원)를 제시했으나 비세르는 300만랜드(4억5천만원)를 요구해 지난 2년 반동안의 협상이 결렬된데 이은 것이다.

음펠라는 정부의 선의에도 불구하고 일부 백인들이 과거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 당시의 태도를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번 조치는 가격 협상이 결렬된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정부는 농장을 몰수한 뒤 원주인이었던 500가구의 흑인들에게 재분배할 예정이다.

남아공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그동안의 토지정책에 일대 전환을 가져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남아공은 지난 94년 흑인정권이 수립된 후 당시 전체 토지의 87%를 차지하고 있는 백인들로부터 토지를 사들여 원주인이었던 흑인에게 재분배하는 정책을 펴왔다.

영국 식민지와 백인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을 거치면서 백인 이주민들은 흑인 현지 주민들로부터 불평등계약 등을 통해 토지를 차지했었다.

정부는 오는 2014년까지 토지의 30%를 흑인들에게 분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으나 지금까지 겨우 3%만이 재분배됐다.

정부는 백인농장주들이 판매할 의사가 있을 경우에만 농장을 구입하는 정책을 유지해왔으나 재분배 진척 속도가 워낙 느리자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흑인들로부터 불만을 사왔다.


한편 비세르씨는 정부의 조치에 대해 법적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백인농장주모임인 트랜스발농업조합은 지난 7일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모임을 갖고 토지개혁 지연 등 정책 실패의 책임을 정부가 (백인) 농장주들에게 떠넘기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를 강력 비난한 바 있다. 김민철 특파원 minchol@yna.co.kr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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