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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0 18:51 수정 : 2005.09.21 08:04

이라크 영국군, 동료 구출한다며 탱크로 감옥 부숴 이라크인 분노 … 바스라 주지사 “야만적 침략행위”

이라크의 치안을 책임져야 할 외국 주둔군이 동료 병사를 탈옥시키려고 감옥을 부순 사태가 벌어졌다. 영국군은 이를 위해 탱크와 헬기까지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분노한 이라크 민간인, 경찰과 충돌해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사건은 19일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아랍 민간인으로 위장한 영국군 특수요원 2명이 검문을 하기 위해 막아선 이라크 경찰에게 총을 쏘아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시작됐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영국군은 곧 탱크를 동원해 경찰서를 포위한 채 이들 병사의 석방을 요구했고, 성난 민간 시위대가 몰려들어 영국군 차량에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했다. 옷에 불이 붙은 영국군 병사 1명이 화염에 휩싸인 탱크에서 빠져나오는 장면 등이 텔레비전 화면에 찍혔다. 이 과정에서 이라크인 2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으며 영국군 3명도 부상했다.

이라크 관리들은 일단 철수했던 영국군이 날이 어두워지자 되돌아와 탱크로 교도소 담을 부수고 동료 2명을 탈출시켰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약 150명의 죄수들도 이 틈을 타 달아났다고 전했다. 애초 “병사들이 협상을 통해 풀려났다”고 해명했던 영국 국방부는 다시 “이라크 경찰이 병사들을 시아파 민병대에 넘겨줘 이들의 생명이 위험해졌기 때문에 구출작전을 벌였다”고 발표했다. 또 감옥 벽을 부순 뒤 병사들이 안에 없는 것을 알고 근처에 있는 민병대 가옥에서 이들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영국군의 이번 ‘작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모하메드 와일리 바스라 주지사는 “10여대의 영국군 탱크들이 헬기의 지원을 받으면서 교도소를 공격했다”며 “이는 야만적이고 무책임한 침략행위”라고 비난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영국 점령군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분노가 폭발한 날”이라고 보도했다.

영국군 8500명이 주둔 중인 바스라는 대규모 유전지대와 석유 수출항이 있는 남부의 중심 도시다. 시아파 거주지로 다른 지역에 비해 치안상태가 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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