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남부 무슬림 사태 사망자 1000명 넘어

타이 남부 이슬람 지역

지난해 1월부터 유혈충돌

불교 나라 타이가 이슬람 분리주의 단체의 공격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남부 이슬람 지역의 폭력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해 1월 이후 희생자 수가 1천명을 넘어섰다.

<에이피통신>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이 지역 사망자가 1037명, 부상자는 1551명에 이른다고 11일 보도했다. 이는 이슬람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희생된 민간인과 군·경·관리들을 포함해, 정부군 공격으로 살해된 무장세력과 민간인 수를 합한 것이다.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지난해 얄라주 광산에서 3t 규모의 다이너마이트와 폭탄을 훔쳐간 뒤 폭탄 공격이 300회 넘게 일어났다.

타이는 전체 인구의 95%가 불교 신자이지만, 말레이시아 국경 부근에서 독자적인 왕국을 이뤘던 나라티왓, 얄라, 빠따니 등 남부 3개 주에선 주민의 80%가 이슬람교도다. 중앙정부의 경제·문화 정책 등에서 늘 뒷전으로 밀려 차별 받아 왔다는 불만을 가진 남부 무슬림들은 오래 전부터 분리독립을 요구해 왔다.

지난해 1월 나라티왓주에서 이슬람 분리주의 단체가 군 무기고를 습격해 경비병 4명을 살해하고 무기 수백점을 탈취한 것을 시작으로 이 지역 폭력사태가 격화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정부군이 무슬림들의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시위대 78명이 질식사해 과잉진압 비판이 일었고, 이는 다시 이슬람 단체들의 보복 공격으로 이어졌다. 이달 초에는 교사들이 신변에 위협을 느껴 나라티왓주에서만 학교 49곳이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타이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는 등 무력 강공책이 남부 사태를 더 악화시킨다는 비난이 거세지자, 지난달 무장세력이 당국에 투항하면 일괄 사면하겠다는 유화책을 내놨다.

한편, 최근 이 지역 주민 131명은 정부군 때문에 신변 위협을 느낀다며 집단으로 말레이시아로 도피했다.윤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