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 |
부시맨 사막에서 쫓겨날 처지 |
전통적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몇 안되는 아프리카 부족 중 하나인 부시맨들이 조상 전래의 삶의 터전에서 쫓겨날 처지에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즈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보츠와나 정부는 당초 영구거주를 약속했던 칼라하리 사막의 동물보호구역에서 200~250명의 부시맨들을 이주시키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보츠와나 당국은 기자들의 접근을 막고는 부시맨들이 기르고 있는 양떼들의 몸에서 확인된 질병이 인간에게도 치명적이라며 강제이주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수의사들은 문제의 질병은 옴으로 생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부시맨들의 고난을 추적해 온 인권기구 서바이벌 인터내셔날의 스테판 코리 사무총장은 "보츠와나 당국이 이번에 끝장을 내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처럼 보인다. 매우 급박한 상황으로 외부에서 간섭을 하지 않으면 부시맨들은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츠와나는 헌법으로 부시맨 부족의 칼라하리 사막 영주 권리를 보장해 왔으나 최근 의회에 이 조항을 삭제하자는 법안이 제출됨에 따라 부시맨들의 사막 영주권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프리카에서 경제적으로 성공한 국가에 꼽히는 보츠와나는 부시맨 부족에 지급해온 얼마되지도 않는 기본생활 지원금 부담과 부시맨들의 사냥 때문에 동물들이 위협받고 있다며 지난 1990년대부터 이주대책을 추진해 왔다.
이에 대해 코리 사무총장은 "이들 이유는 웃기는 것이며, 당국은 그동안 몇 차례나 추방 이유를 바꾸기도 했다"며 비판했다.
정부의 이주정책에 따라 캠프에 수용된 부시맨들 가운데 상당수가 전통적 생활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병을 얻었다. 또 알코올 중독과 매음이 창궐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자 수 백명은 본래 살던 사막으로 되돌아 갔다.
정부 당국이 이처럼 강제이주에 나서는 진짜 이유는 부시맨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다이어몬드가 매장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영 다이어먼드 회사는 문제 지역에 매장되어 있는 것은 경제성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훗날 채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