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21 18:34
수정 : 2005.06.21 18:34
고국 아프간 침공 주도 ‘강경 네오콘’
잘마이 칼릴자드(사진) 신임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가 부임하기도 전에 암살 표적이 됐다.
아프가니스탄 정보국은 19일 현재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로 재직중인 칼릴자드에 대한 암살 음모를 꾸민 혐의로 파키스탄인 3명을 체포했다. 파키스탄에서 건너온 이들은 칼릴자드가 이날 아프간 동부 라그만에서 열리는 대형 건축 기공식에 참석한다는 정보를 알아내 이곳에서 기관총과 로켓추진 유탄 발사기 등으로 암살을 계획했다고 정보국은 발표했다. 이들의 체포 직후 칼리자드 대사는 행사 참석을 취소했다.
칼릴자드는 아프간에서 태어난 파슈툰족 출신 무슬림으로 미국의 핵심 네오콘으로 성장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고등학교 시절 중동지역 학생들을 친미파로 키워내는 데 한몫을 하고 있는 미국 네브라스카대학의 아프간센터 책임자 눈에 띄어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시카고대학에서 ‘네오콘의 스승’으로 꼽히는 국제전략 전문가 앨버트 울스테터 아래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국무부에 들어간 그는 국방부와 국가안보회의, 백악관 특별보좌관 등을 거친 뒤 2001년 아프간 침공을 주도하고 아프간 대사로 1년반 동안 근무해 왔다.
아프간에서 탈레반 잔당 소탕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그는 1160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미국의 최대 외국공관인 이라크 대사관 책임자로 지명된 뒤에도 “이라크 성공에 관심 없는 자들을 고립시킬 것”이라고 밝혀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미국이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할 당시 미국의 이라크 특사였다.
아프간 침공 전엔 아프간에서 대규모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미국 석유메이저 유노칼의 고문으로 활약했다. 유노칼은 당시 이 프로젝트 성사를 위해 아프간 탈레반 정부와 오랫동안 협상을 벌이다 실패했으며, 일부에선 이를 침공 배경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노칼 고문 출신 칼릴자드를 아프간과 이라크의 미국 책임자으로 보내는 것은 ‘아프간과 이라크 침공이 가스와 석유를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하다.
암살 계획이 드러난 지 하루 지난 20일 그는 이라크를 향해 떠났다. 미 국무부는 이것이 원래 예정된 일정인지, 암살계획으로 인해 당겨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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