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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20 19:14 수정 : 2005.06.20 19:14

19일 총선이 치러진 레바논 북부 항구도시 트리폴리의 산허리에 있는 건물의 벽과 지붕에 후보들의 대형 선거벽보가 어지럽게 붙어 있다. 트리폴리/AP 연합 \

하리리-줌블라트 연합 72석 과반
헤즈볼라-아말연합 북부서 참패
종교·지역 편차 극명…갈등 잠복

올해 봄 시리아군 철수 이후 29년 만에 처음 치러진 레바논 총선에서 반 시리아 야당세력인 하리리-줌블라트 연합이 과반의석을 차지했다. 반시리아계 정당이 의회를 장악한 것은 1975~90년 내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하리리-줌블라트 연합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종교적·지역적 의석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나 갈등은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반 시리아 야당 압승=19일 트리폴리를 비롯한 북부지역에서 치러진 4단계 마지막 투표에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아들인 수니파 사아드 하리리(35)와 드루주파 지도자 왈리드 줌블라트 연합세력은 20일 비공식 집계 결과 28석을 모두 휩쓸었다. 이로써 이들이 확보한 의석 수는 모두 72석으로 과반인 65석을 넘어섰다. 그러나 애초 예상한 3분의 2인 86석에는 못미쳤다.

4단계 투표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한 기독교계 지도자 미셸 아운 전 총리와 친시리아 연합세력, 친 시리아 시아파 헤즈볼라-아말 연합의 총 의석수는 각각 21석, 35석에 그쳤다.

사아드 하리리는 승리가 확정된 뒤 “선거 결과는 레바논 국민들이 변화에 표를 던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시리아 기독교계인 술레이만 프란지에 전 총리는 순순히 패배를 인정했으나, “북부지역이 종파에 따라 분열되는 등 두려워하던 결과가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반시리아 연합이 의회를 장악함에 따라 사아드 하리리가 총리에 지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그는 수락 여부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순탄치 않은 미래=선거가 끝남에 따라 선거연합이 와해되면서 레바논 정계는 반시리아 진영, 아말과 헤즈볼라의 친시리아 진영, 아운 추종세력 등 3대 세력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망했다.

이번 선거에서 하리리-줌블라트는 세력 확대를 위해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요구하지 않기로 하고, 베이루트 등에서 헤즈볼라 세력과 손을 잡았다. 14년간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했던 아운은 내전기간 동안 시리아와 싸웠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줌블라트 등 야당세력과 손잡기 위한 협상에 실패하자 친시리아계인 프란지에 전 총리와 연대했다.

득표 현황을 보면 하리리-줌블라트 연합은 수니파 지역, 헤즈볼라-아말 연합은 시아파 지역, 아운 진영은 기독교 지역에서 득세했다. 이는 종파간 갈등이 언제든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친시리아계인 에밀 라후드 대통령의 처리 문제와 미국의 헤즈볼라 민병대 무장해제 요구 등을 놓고 정치세력간 분열도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989년 종전 협상에서 모든 무장세력이 무기를 내려놓기로 합의했으나 헤즈볼라는 아직도 이를 거부하고 있다.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하는 것은 시아파와의 대결을 의미하고, 그대로 놔두는 것은 정부의 권위 손상과 미국 등과의 관계 개선에도 역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아울러 350억달러에 이르는 외채 해결 등 산적한 경제 문제들도 새 정부의 고민거리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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