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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7 18:34 수정 : 2005.06.07 18:34

12개 혐의만 서둘러 적용
치안 악화 돌파구로 활용

이라크 총리 대변인인 라이트 쿠바는 지난 5일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혐의는 500여개나 되지만, 현재 조사가 끝난 12개 혐의만으로도 그를 법정 최고형에 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앞으로 두달 안에 재판이 시작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에이피통신〉 등이 6일 입수해 보도한 후세인의 죄상을 보면, 후세인 통치에 저항했던 현 집권세력인 시아파와 쿠르드족에 대한 학살 사건들이 대부분이다.

재판이 열리면 지난 82년 후세인 암살 시도가 있었던 바그다드 북쪽의 시아파 마을인 두자일에서 160여명이 처형된 사건을 우선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쿠르드족 바르자니 부족 8천명 살해 또는 강제 이주 △88년 쿠르드족 거주지 할랍자 마을 5천여명 살해 △91년 쿠웨이트 침공 △91년 15만명이 숨진 남부 시아파 봉기 진압 △유력 종교,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처형 혐의 등도 심판을 받게 된다.

이란-이라크전을 일으킨 책임을 재판정에서 다루는 데 대해서는 미국 관리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지금도 엄청난 부채를 지고 있는 이라크 정부가 이란에 대한 전쟁 보상비까지 떠안게 될 것이라는 것이지만, 미국이 당시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이라크를 지원한 사정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재판 일정은 후세인 측근들에 대한 재판을 먼저 진행한 뒤 2006년쯤에나 후세인을 법정에 세우겠다는 미국의 방침과는 매우 다른 것이다. 이라크 정부는 치안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기반인 시아파와 쿠르드족의 민심을 얻기 위해 재판을 서둘러 진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후세인은 미군에 붙잡힌 뒤 바그다드의 미군 크로퍼 기지 안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후세인의 변호사들은 그가 카타르의 미군 기지나 영국군 시설이 있는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섬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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