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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6 19:30 수정 : 2005.06.06 19:30


△ (사진설명) 레바논 남부 빈트 즈베일 마을에서 5일 소년들이 시아파 정당인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포스터 왼쪽)와 아말 지도자 나비 베리의 선거 포스터 옆에 있는 곡사포 위에 올라가 레바논 국기와 헤즈볼라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 곡사포는 이스라엘군이 2000년 철수하면서 버리고 간 것이다. 빈트 즈베일/AP 연합

친시리아·반이스라엘 무장투쟁 노선
헤즈볼라-아말 연합 23석 모두 차지
미 요구 “헤즈볼라 무장해제” 안갯속

헤즈볼라가 다시 레바논 정국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5일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치러진 총선 2주차 투표에서 시아파 두 정당인 헤즈볼라와 아말 연합은 23석 모두를 휩쓰는 압승을 거뒀다.

헤즈볼라는 미국으로부터 테러집단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시아파 세력으로, 이번 선거의 최대 현안은 미국이 계속 압박하고 있는 헤즈볼라의 무장해제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느냐는 것이었다.

미국과 프랑스의 주도로 지난해 통과된 유엔결의안 1559호는 레바논에서 시리아군 철수와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으며, 지난 4월 시리아군이 철수한 뒤 이제 화살은 헤즈볼라를 겨냥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셰이크 나임 카셈 사무차장은 선거 뒤 기자회견에서 “유권자들은 외세, 특히 미국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국제사회는 레바논인들이 ‘저항’을 지키기 위해 표를 던졌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8개 종파가 복잡한 모자이크를 이루고 있는 레바논에서 시아파는 전체 인구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종파다. 레바논 내전 와중인 1982년 이란의 지원을 받아 성직자들을 중심으로 창설된 헤즈볼라는 자체 무장병력을 거느리고 이스라엘과 싸워 왔다. 헤즈볼라는 특히 80년대 레바논을 침공한 뒤 남부를 23년 동안 점령하고 있던 이스라엘군이 지난 2000년 결국 물러나게 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다. 이 때문에 레바논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의회 내에 8명의 의원을 진출시키고 있다.


2000년 이스라엘 철군 뒤에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위협으로부터 레바논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있다.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사무총장은 최근에도 “헤즈볼라는 1만2000발 이상의 로켓포를 가지고 있으며 결코 짓밟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헤즈볼라를 테러 단체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미국은 1983년 베이루트에서 자살폭탄 공격으로 미 해병 241명이 숨진 사건을 비롯해 베이루트 주재 미 중앙정보국(CIA) 지국장 살해, 아르헨티나의 이스라엘 대사관 폭파 사건 등을 모두 헤즈볼라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이스라엘로선 헤즈볼라야말로 중동 안정을 위협하는 최대 불안 요인 가운데 하나다.

미국의 압력으로 시리아군이 철수한 뒤 헤즈볼라는 “서구에 대항하는 레바논의 단결”을 외치며 반 시리아 움직임에 앞장섰던 야당을 비난하지 않고 적극 연합하는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니파의 사아드 하리리나 두르즈파의 왈리드 줌블라트 등 주요 야당 지도자들도 이번 총선에서 헤즈볼라와 일부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어 헤즈볼라 무장해제 문제는 예측불허의 상태다.

한편, 지난달 29일 수도 베이루트에서 실시된 1단계 투표(19석)에서는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아들 사아드 하리리가 이끄는 야당 후보들이 압승한 데 이어 12일에는 중부 마운트레바논(35석)과 동부 베카계곡(23석), 19일 북부지역(28석) 등에서 잇따라 총선이 치러진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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