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 |
남편 장례후 성관계 강요 풍습 사라진다 |
남편 장례식을 치른 아내에게 남편의 친척과 성관계를 맺도록 강요해온 아프리카의 낡은 풍습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이 관습은 죽은 남편의 원혼을 달랜다는 명목으로 대개 부족장의 지시로 행해지고 있지만 사하라 남부지역에서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는 에이즈(AIDS)에 대한 공포로 이 관습도 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1일 소개했다.
최근 들어 말라위, 잠비아, 케냐 등의 정치지도자들과 부족장들은 이른바 '성적인 정화'로 불리는 이 관습이 에이즈 바이러스(HIV) 확산의 주요 요인중 하나라고 공개 지적하기 시작했다. 2천500만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인 가운데 에이즈로 숨진 사람은 지난해 한해만 해도 230만명에 이른다. 이 지역에 막 태동한 여권 운동의 지도자들은 특히 성생활을 강요받는 여성들이 에이즈 감염자의 60% 를 차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레비 음와나와사 잠비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국민 5명중 1명이 에이즈 보균자라는 통계가 나오자 여성에게 남편의 친척과 성관계 또는 결혼하라고 강요하는 행위는 척결돼야 하며 부족장들도 이를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변화는 부족ㆍ마을 단위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주술에 대한 믿음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많은 지역에서 여성들은 어려서부터 부족장이나 특권층 남성에게 반항하지 말라고 배워 전통을 어기는 것을 에이즈보다 더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권단체인 `남부 아프리카 여성과 법'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잠비아 국내 지방3분의 1에서 아직도 성적 정화 풍습이 남아 있다. 잠비아에서 간호사이자 에이즈 관리사로 일하는 모니카 은소푸는 "오랜 관행을끝내기란 어렵다"며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이를 배워왔다. 사람들은 왜 우리가 바뀌어야 하느냐고 묻는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여성보다는 풍습을 강요하는 부족장들을 설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그들에게 '당신이 이 풍습을 계속하면 당신네 마을에서는 한 명도 살아남지못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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