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5.09 18:20
수정 : 2005.05.09 18:20
종파갈등·반미저항 극복 과제
이라크 종파간 갈등으로 인선에 진통을 겪다 3개월 만에 결정된 석유장관과 국방장관 자리가 각각 시아파와 수니파에게 돌아갔다. 이라크 재건을 위해 각각 ‘경제’와 ‘치안’을 책임지는 이들 장관에게 이라크의 ‘올해’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지난 10일 동안 사망자만 300여명에 이르는 등 저항세력의 공격이 격렬해지고 있어 업무 수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임 석유장관 이브라힘 바르 알 울룸(51·사진)은 유명 시아파 성직자의 아들로 연합군 임시행정처(CPA)에서도 9개월 동안 석유장관을 맡았다. 지난 1월30일 총선에서 최대 세력으로 부상한 시아파 정당연합인 통일이라크연맹(UIA) 소속인 그는 바그다드대학에서 석유공학을 전공한 뒤 미국에서 같은 학문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석유전문가이다.
이라크는 재정의 대부분을 석유에 의존하지만, 저항세력의 송유관 및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이 끊이질 않고 있어 시설 복구 및 생산력 회복이 일단 그에게 맡겨진 중책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원유 수출을 1년 전 수준인 하루 175만배럴로 되돌려 놓겠다”고 밝혔다. 이라크의 현재 원유 수출은 하루 150만배럴 수준이다.
국방장관에 임명된 사둔 알 둘레이미는 수니파 출신으로 현재 반미 저항의 중심지인 이라크 중부 안바르 지역에서 태어났다. 사담 후세인 시절 육군 중령을 지내다 1984년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해 반후세인 운동을 벌여 후세인 정권으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았다. 후세인 몰락 직후 귀국한 그는 ‘이라크 리서치전략연구센터’를 이끌어오면서 미군 주도의 임시정부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반미 성향의 그가 국방장관이 된 것은 후세인 정권을 이끌었던 수니파 기용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이던 시아파가 망명자 출신 수니파를 앉히는 것으로 결정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에겐 저항세력의 중심인 수니파와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시아파의 갈등을 조율할 임무도 덧붙여진 셈이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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